● 플래카드 남발로 경기장 혼탁

팀 승리를 기원하기 위한 플래카드가 경기장 환경을 흐리고 있다.
경기장 외벽이나 난간 울타리에 걸린 각 팀 플래카드의 축 늘어진 모습들은 경기장 분위기를 을씨년스럽게 만든다.

흘러내린 플래카드를 바로 잡으려는 노력도 보이지 않는다. 질서대책위원들의 분주한 모습들도 마찬가지. 흘러져 내린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던 대회의 한 관계자는 “이거 질서대책에서 해야지 뭐해”라며 면박을 주기도 한다. 흘러내리는 플래카드 사이로 뒤늦게 도착한 팀들의 자리싸움도 한창이다. 이왕이면 잘 보이는 곳으로 경기장과 가장 가까운 곳에 걸어놓기 위한 비좁은 틈새를 용케 찾아내 플래카드를 걸고 있다.

 ● “서든데스 가기 전에 조금만 쉬자”

서든데스(연장전)로 가기 직전인 3회전 동점 상황. 경기종료 15초전.

서든데스 경기가 도입된 후 이 시간은 선수들에게 4회전 서든데스로 가는 과정의 쉬는 시간으로 인식되고 있다.

3:2 상황에서 이기고 있던 선수도 동점을 허용하면 이내 서든데스가 시작되길 기대하며 공격을 멈춘다. 당연히 동점을 성공시킨 선수는 제자리에서 안도의 스텝을 뛰고 있다. 몇몇 지도자들은 “시간 다됐어. 기다려”라며 선수에게 지시하는 모습들도 보인다.

최근에는 몇몇 선수들이 이 15초의 허점을 노리고 발차기를 성공시켜 승리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아직도 대다수의 선수들은 15초의 쉬는 시간을 즐기고 있다.

 ● “뭐야? 득점인가” 허둥대는 심판들

“들어갔잖아요. 얼굴!” 지도자의 항의에 주심이 계시를 선언한 후 세 명의 부심들을 불러 모은다. 세 명의 부심 중 조장인 심판이 머리를 긁적이며 주심에게 향한다. 두 명의 부심은 아무 말도 없다. 주심과 조장심판과의 대화만 있다.

이 외에도 몇몇 부심들은 코트 가운데로 모이기 전 손짓으로 “안 들어갔다”며 모일 필요도 없다는 반응을 보인다. 득점에 목말라있는 코치들은 그들의 결정만을 기다리는 상태. 코트 가운데 모여 의논하는 그들의 모습을 보며 애를 태운다. 하지만 대부분의 얘기들은 조장 심판과 주심 간에 이뤄진다.

모든 경기가 그런 것은 아니다. 코치의 득점 이의 신청 후 네 명의 심판이 진지한 자세로 의논을 하며 그들의 이의 제기에 대한 성의 있는 답변을 한다. 이날 대회에 참가한 한지도자는 “심판들의 진지한 논의 결과의 통보는 승복하지만 무성의한 태도로 이의신청을 논의한다면 받아들이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인기가수 씨야, 축하 공연 인기

지난달 26일. 여성 3인조 가수 씨야의 개막식축하공연으로 고등학교 선수들 잠시 대회를 잊고 연신 카메라 폰으로 사진촬영에 한창이다. 심판들과 장내 임원들 모두 흥겨운 그들의 음악에 빠져들었다.

씨야의 리드보컬인 남규리는 “태권도경기장에서 축하공연은 이번이 처음이다. 태권도 선수들이 이렇게 까지 저희를 반겨 줄 것이라고 생각도 못했다”며 놀라워했다.

이날 개막식 축하행사에 참석한 씨야는 태권도 선수들의 열렬한 환영을 받고 자신들의 히트곡 ‘사랑의 인사’ 외 2곡을 열창했다.

서성원 기자  dssim22@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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