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염이란 장에 바이러스가 감염되어 생기는 병으로 구토와 설사가 일반적인 증세로 나타나지만 열, 두통, 복통 같은 감기와 유사한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장염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는 로타바이러스, 아스트로바이러스, 캘리시바이러스, 아데노바이러스 등이 있다. 전염은 바이러스 장염 환자와 직접 접촉하거나 환자의 분비물에 오염된 손을 통해서 전파되며 드물게는 공기로도 전염이 가능하다. 따라서 집단생활을 하는 학교, 유아원, 신생아가 모여 있는 산후조리원 등에서 쉽게 전파된다.
로타바이러스는 서울지역 설사 원인의 약 47% 정도를 차지하며, 주로 겨울에 유행하고 2세 미만의 아기에게서 주로 나타나는데, 처음에는 구토와 감기 증상을 보이다가 쌀뜨물 같은 묽은 설사를 하루 10여 차례하며 5-7일 후 회복된다. 드물게는 3주까지 지속되는 수도 있다.
아스트로바이러스는 전자 현미경으로 본 모양이 별같이 생겨서 붙은 이름인데, 유아 설사의 약 2-8% 차지하며 겨울에 많고, 로타바이러스 장염과 유사한 증상으로 3일의 잠복기를 걸쳐서 구토 복통, 발열이 나지만 보통 3-4일 후에 자연 치유된다. 하지만 증상은 좋아졌더라도 바이러스는 약 2-4주 배설되므로 전염원이 될 수 있다.
바이러스 장염은 구토와 설사가 심하여 갑자기 단시간 내에도 심한 탈수에 빠질 수 있으므로 치료에는 수분공급이 가장 중요하다. 우선 초기 6시간 정도는 전해질 용액만 주고 이후에는 미음이나 쌀죽, 모유, 설사분유를 준다. 잣죽이나 깨죽은 지방이 많으므로 초기에는 좋지 않다. 스포츠 음료나 일반 음료수는 당도가 높아 삼투압 설사를 일으키므로 오히려 해롭다.
가끔은 장염 증상이 호전되었다가도 분유나 우유를 먹이면 바로 설사가 다시 생기는 경과를 반복하게 된다. 이것은 소장세포가 손상을 받아 약 4-6주정도 우유를 소화시키는 못하는 유당불내증이 생기기 때문으로 이런 경우에는 유당이 없는 특수분유나 두유를 먹이면 도움이 된다.
바이러스 장염은 수분 섭취만 충분히 한다면 일주일 이내에 증상이 좋아지지만, 면역력이 약한 신생아의 경우는 탈수증을 바로 치료해 주지 않으면 사망에까지 이를 수도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또한 어린 아기들은 탈수의 징조가 명확하지 않아서 시기를 놓치기 쉽다. 아기가 먹는 양이 줄거나 활발히 놀지 않고 쳐져 있거나 소변 양이 줄고 피부의 탄력이 떨어지면 탈수의 징조이므로 곧바로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예방측면에서 현재까지는 예방주사가 없으므로 위생관리가 가장 중요하다.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 가지 않는 것이 좋고, 외출 후에는 반드시 손을 씻어야 한다. 어린 아기의 분유는 반드시 끓인 불에 타서 주고 우유 병을 잘 소독해야 한다. 장염이 있는 아기의 기저귀 처리가 중요한데 손에 변이 묻지 않도록 하고, 다른 빨래와 구별하여 따로 세탁한다.
특히 아기들이 많이 모여 있는 놀이방이나 유아원에서는 철저히 손씻기 교육을 하여야 하며, 각 가정에서도 청결유지와 함께 손씻기가 예방의 지름길이다.
이혜란 한림의대 강동성심병원 원장 이혜란 dssim22@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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