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태권도 동북공정(東北工程)이 시작되는 것일까?

“Taekwondo is originally from ancient Chinese martial arts.”(태권도는 중국의 고대무술에서 비롯됐다.)

지난달 17일 베이징 창핑체육관에서 열린 제18회(여자11회)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개막식에서 장내 아나운서가 한 멘트다. 생방송으로 진행된 이날 개막식 행사는 TV를 보는 13억 중국인들에게 태권도가 우슈의 한 갈래인 것으로 인식되도록 하기에 충분했다.

지난달 17일 베이징 창핑체육관에서 세계선수권대회 개막식 행사로 열린 우슈 시범.

개막식이 끝난 뒤 많은 태권도 관계자들은 입을 모아 “태권도가 우슈에 파묻혔다”며 걱정했다. 특히 “태권도는 중국의 고대무술에서 비롯됐다”는 것을 놓고 ‘중국의 태권도 동북공정이 시작된 것이 아니냐’는 등 온갖 추측이 쏟아져 나왔다.

대회 기간 중 조정원 WTF 총재는 “주최측이 태권도를 모르는 일반인들을 쉽게 이해시키기 위해 그렇게 말한 것 같다. 원안 문구를 정확히 확인한 후에 공식입장을 밝히겠다”며 신중한 자세를 보였다.

그러나 아무런 공식 대응이 없는 WTF의 입장과는 달리 문제의 영상을 접한 네티즌들의 반응은 분노로 들끓었다.

그들은 하나같이 “종주국 태권도의 기량을 뽐내는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에서 태권도가 중국 것이라고 당당하게 얘기한다는 것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이와 관련, 양진석 WTF 사무총장은 지난 7일 “개막식 이후에 문제가 된 부분에 대해 주최 측에 정식으로 항의했다.

그러나 20여 일이 지난 시점에서 강경하게 대응을 하는 것이 오히려 중국과의 불필요한 마찰을 가져올 수 있어 더 이상 문제를 확대하지 않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대길 기자  dssim22@paran.com

<저작권자 © 태권도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정대길 기자
• dssim22@par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