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7월, 태권도 제도권이 2010년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실패 책임론에 휩싸여 난처한 입장에 빠진 김운용 세계태권도연맹 총재를 구명하고 나섰다.

시도협회 회장단협의회(회장 송봉섭)는 7월 16일 국기원에서 간담회를 갖고, 정확한 물증도 없이 유치위원들의 증언과 정황만 가지고 김 총재를 매도하는 풍토를 싸잡아 비난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이금홍 세계연맹 사무총장(동계올림픽 유치위원)은 ‘김운용 책임론’을 강력하게 부인했다.

이들은 이날 유치 실패의 책임을 김 총재에게 떠넘겨 정략적으로 이용하는 한나라당과 유치위원들을 힐난하면서, 태권도계가 힘을 규합해 김 총재를 옹호해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 또 김 총재 책임론을 확산시키면서 일방적으로 매도하고 있는 국내의 일부 언론에 유감을 표명했다.

이들은 일간지와 태권도전문지에 광고 형식의 성명서를 발표, ‘마녀사냥’ 식으로 김 총재를 매도하는 사회 분위기에 제동을 걸고, 평창올림픽 유치 실패와 아무 상관이 없는 태권도 조직을 음해하는 풍토에 엄중 경고키로 했다.

김철오 국기원 총무이사는 “평창 동계올림픽과 아무 관계가 없는 태권도에 대해 외부인이 잘못된 주장을 펼치고 음해하는 것을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다”며 상황에 법적 조치를 강구할 것을 시사했다. 그는 일부 언론이 IOC 내부 조직을 간과한 채 흥미성 선정주의와 편향된 보도로 김 총재를 궁지에 몰아넣고 있다고 전제한 뒤 “어떤 식으로든 김 총재의 명예는 회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조영기 전남협회장과 한용석 대전협회장은 궐기대회를 해서라도 김 총재의 위상과 태권도 이미지를 회복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특히 조 회장은 “일부 세력과 한나라당이 정력적으로 김 총재를 매도하고 있다”며 “김 총재가 지시를 내리기 전에 우리가 나서서 궐기대회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김 총재는 기자회견을 통해 “근거도 없는 타인에게 전해들은 이야기만으로 이번 논란의 단초를 제공하고 자신의 명예와 국익을 심각하게 훼손한 김용학 의원을 국회 윤리위에 제소하고, 사법 당국에 고발한다”고 밝혔다.

그로부터 4년이 지난 현재, 김 전 총재는 자신의 결백함을 설파하며 명예회복을 위한 행보를 하고 있다. 4년 전, 자신을 비판했던 강원도 출신의 국회의원과 정치인들도 김 전 총재에게 용서와 화해의 손길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서성원 기자  dssim22@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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