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6회 전국소년체전 태권도 경기가 끝난 지난달 28일, 계명대 태권도학과의 한 교수실에서 이런 말이 터져 나왔다. 교수실에는 4명이 교수가 있었다.

 “금메달 하나만 땄으면 참 좋았을 텐데…”(A 교수)
 “좋은 성적을 거두려면 선수 선발과 관리, 훈련 등을 재점검해야 한다.”(B 교수)
 “우선, 실력이 좋은 선수가 대구 대표로 선발되도록…”(C 교수)
 “싸움만 하지 말고 선수 육성에 열중해야…”(D 교수)

등등 대구 태권도가 발전해야 한다는 생각을 밑바탕에 깔고 앞으로 보완하고 개선해야 할 것에 대한 쓴소리도 쏟아졌다.

지난달 27일 경북 영천체육관에서 열린 제36회 소년체전 태권도 경기에서 대구협회 우영하 전무(왼쪽)와 김기만 교수가 대구 선수를 응원하고 있다.

이번 소년체전에서 대구가 거둔 성적은 보잘 것이 없다. 금메달 없이 은메달 2개와 동메달 3개를 획득하는데 그쳤다. 메달 획득 수와 가치를 감안하면, 16개 시도 중 최하위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다. 이는 대구협회 사상 역대 최저의 성적일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대구에 적(籍)을 두고 있는 교수들이 걱정을 할만도 하다. 태권도계 주위에서는 “그래도 명색이 광역시인데, 16개 시도 중 최하위를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대구의 분발을 기대했다.

이런 여론에 대해 우영하 대구협회 전무는 지난 5일 “금메달 1개를 땄으면 10위권 안에 들었을텐데, 남자초등부와 여자중등부에서 기대했던 금메달이 나오지 않았다”고 아쉬워했다.

그러면서 그는 “대구의 초-중-고 선수층은 삼각형(△)이 아니라 역삼각형(▽)이다. 고등학교 태권도부가 7개, 중등부가 6개, 초등부가 3개다. 앞으로 초등부 선수들을 육성하기 위해 교육감을 면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대구 태권도가 도약하려면 무엇보다도 집행부가 안정이 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자리다툼이나 집안싸움을 그만 하고, 이제는 우수 선수 육성에 열정을 쏟아야 한다”는 대구의 한 회원의 말은 시사하는 의미가 크다.

또 정식 초등학교 태권도부가 하나도 없는 등 대구에 비해 태권도부와 선수층이 엷은 강원도가 최강의 전력을 구축한 것도 대구협회가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삼아야 하지 않을까.

서성원 기자  dssim22@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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