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4% 미만만이 두통을 한번도 겪어보지 않고 일생을 보낸다고 한다. 최근 1년간 머리가 아파 보았냐는 질문에 남자의 60%가, 여자의 80%가 “그렇다”고, 그 중 10%는 만성으로 심한 두통을 겪는다고 대답할 정도로 두통은 정말 흔한 증상이다.

송홍기 의사.

머리가 오래 혹은 심하게 아프면 주위 사람이 뇌종양이나 뇌출혈로 고생했다는 얘기가 떠오르고 나쁜 상상이 꼬리를 물고 이 때문에 더 괴로워지게 된다. 전문가인 필자조차도 한때 수일간 오른쪽 뒷머리가 몹시 욱씬거리면서 연속적으로 수일간 아팠을 때- 나중에 카페인 금단성 두통으로 밝혀졌지만- 혹시 나쁜 병이 아닐 까, 남겨질 아이들 생각 등 오만가지 상념이 스쳐지나 갔던 기억이 난다. 실제로 병원에 두통으로 내원하는 대부분 환자의 마음은 이와 같을 것이다.

두통의 종류와 일으키는 원인은 매우 다양하여 130여 개의 항목으로 분류되기도 한다. 긴장성 두통과 편두통, 그리고 이 둘의 혼합성이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하고, 뇌종양, 뇌졸중, 뇌염 등 소위 악성인 경우는 전체 두통 환자 중 아주 소수에 불과하다.

뇌자체는 예상외로 통증과 무관하고, 머리에서 통증을 느끼는 구조는 머리주위 혈관, 근육, 신경, 뇌속의 혈관, 신경, 뇌막등인데, 두통을 느끼는 구조를 중심으로 두통을 분류해 보면 다음과 같다.

1) 혈관성  편두통, 군집성 두통, 카페인 금단성 두통, 중추신경계 감염, 전신의 열성질환, 고혈압, 관자동맥염, 뇌출혈 등
2) 근육긴장성  목과 머리 근육의 경직, 심리적 요인 등
3) 뇌막자극성  지주막하출혈, 뇌수막염, 두개강내 저압 및 고압 등
4) 신경자극성  두부 신경통, 부 신경통, 찌름두통 등
5) 혼합성  혈관성 + 긴장성, 혈관성 + 뇌막자극성(운동연관두통), 약물 중독성 등
6) 기타  안과 혹은 이비인후과 질환 등

두통이 어떤 유형일까를 진단할 때, 중요한 것은 발생시기와 상황, 경과등이다. 발병 1-2주 이내의 급성인 경우엔 감염, 스트레스, 출혈, 외상을, 수개월 이상 지속하는 만성의 경우는 긴장성 두통, 편두통, 긴장성과 혈관성의 혼합성, 약물 중독성, 종양 등을 감별해야 한다.

오전에 더 심한 경우는 고혈압, 편두통 등을 오후에 더 심한 경우는 긴장성 두통을 의심한다. 주말처럼 쉴 때 더 심한 경우는 카페인 금단성-콜라, 녹차, 진통제에 함유-의 가능성을, 누워 있을 땐 전혀 아프지 않다가 앉거나 일어선지 얼마 지나지 않아 두통이 서서히 심해질 때는 두개강내 압력 저하에 의한 두통을 생각해 볼 수 있다.

편두통은 수면부족, 스트레스, 빛, 소음, 냄새, 생리, 치즈와 쵸콜릿 같은 음식에 의해 유발 또는 악화될 수 있다. 또한, 치료를 위해 복용하는 약물- 협심증약, 혈압강하약, 발기부전치료제와 같은 혈관확장제-에 의해서도 두통이 잘 유발된다. 다음주에는 두통 치료에 대해 알아보겠다.

송홍기 한림의대 강동성심병원 신경과  dssim22@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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