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한국실업연맹회장기 전국태권도대회가 열린 지난 13일 오후 1시 무렵, 국기원 경기장에서 예기치 못한 돌발 상황이 일어났다.

돌발 상황의 주인공은 김세혁 삼성에스원 감독과 최정호 대한태권도협회 심판분과 부위원장.

돌발 상황의 발단은 이렇다.

남자부 단체 경기 4강전에서 ‘라이벌’인 한국가스공사와 삼성에스원이 맞붙었다.

두 팀의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은 자존심을 내건 한판 승부를 벌였다. 돌발 상황은 경기 결과 1대1 상황에서 3번째 출전 선수인 오선택(한국가스공사)과 손태선(삼성에스원) 경기에서 벌어졌다.

오선택과 손태선은 박빙의 승부를 펼쳐 8대8 동점으로 경기를 끝냈다. 경기규정상 두 선수 모두 한꺼번에 2점 이상의 득점을 올리지 못해 우세판정으로 들어갔고, 결국 오선택이 우세판정승을 거뒀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관중석에서 이 경기를 지켜본 김세혁 감독이 특유의 독설로 “3회전 동안 적극적으로 공격한 선수가 누구냐. 병신같이 심판을 본다”고 일갈했다.

이에 심판 일원으로서 기분이 상한 엄영섭 감독관은 고개를 돌려 김 감독을 보며 “말씀 좀 가려서 하십시오”라고 대꾸했다.

그러나 김 감독은 심판 판정에 분이 안 풀렸는지 경기장으로 내려와 자신의 주장을 쏟아내며 독설을 멈추지 않았다.

그러자 좀처럼 화를 내지 않는 최정호 부위원장이 발끈했다. 그는 경기가 진행 중인데도 심판들을 향해 “경기 중단해! 병신같다는 소리를 듣고 왜 앉아 있어, 다들 나와!”라고 소리쳤다. 의자에 앉아 있던 부심들이 자리에서 일어나자 경기는 중단됐다.

예기치 못한 상황에 김 감독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김 감독은 최 부위원장 곁으로 가 “최 부위원장, 왜 그래”라며 돌발 상황을 추스렸다.

그러나 김 감독의 심판 비하 발언에 화가 난 최 부위원장은 좀처럼 흥분을 가라앉히지 않았다. 경기장 분위기가 이상하게 돌아가자 김 감독이 자세를 낮췄다. 삼성에스원 감독이기 전에 실업연맹 부회장으로서 대회를 원만하게 마쳐야 한다는 소명의식이 어느 정도 작용한 듯했다.

그는 최 부위원장에게 찾아가 “욱 하는 마음에 말실수를 했다”며 사과했다. 최 부위원장은 김 감독의 사과를 받아들이며 마음을 풀면서 돌발 상황은 마무리됐다.

서성원 기자  dssim22@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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