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광역시 중구태권도협회와 23년 간 자매결연을 통해 교류하고 있는 러시아 사할린주(州) 태권도협회 김춘화 회장 일행이 지난 12일 한국을 방문, 4박 5일의 일정을 마치고 귀국했다.

지난 1993년 중소이산가족회를 통해 교류를 시작한 두 협회는 매년 왕래하며 태권도 교류를 통해 우정을 쌓아왔다.

대구 중구협회 이문우 회장(왼쪽)이 사할린협회 김춘화 회장에게 용품을 전달하고 있는 장면.

특히, 자매결연 초창기 이미 국제태권도연맹(ITF)이 자리를 잡고 있는 사할린에 중구태권도협회가 발 벗고 나서 세계태권도연맹(WTF) 태권도를 보급했고, 이어 사할린 태권도 수련인들의 심사 집행을 지원하며 대회도 개최했다.

주도인 유즈노사할린스크를 비롯해 5개시에 총 15개의 도장이 현재 운영 중에 있으며, 매년 중구협회서 코치를 파견해 선수 육성을 돕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사할린에서 엘리트 겨루기 선수의 꿈을 안고 고려인 3세 임대성(19) 군이 강북고로 전학을 와 선수들과 함께 훈련을 하고 있다.

이번 방문에는 김춘화 회장을 비롯해 임상명 부회장, 이준식 부회장, 손나자 사범, 안드레이세 레브류호브 네윌스크시 의원, 미트비엔꼬 블라자미르 코치가 함께 동행, 대구시체육회와 강북고 태권도부를 방문해 교류를 이어갔다.

대구 중구협회가 23년을 이어 사할린협회를 지원하게 된 배경에는 사할린태권도협회 돕기 후원회의 힘이 컸다.

자체 예산이 넉넉하지 않은 중구협회는 후원회를 통해 매년 1달 이상 코치를 파견해 사할린 엘리트 태권도 선수들을 도왔고, 도복도 지원하는 등 꾸준히 자매결연을 이어왔다.

이런 과정을 거쳐 사할린협회는 경주 오픈과 춘천 오픈 등에도 참가하는 등 경기력을 조금씩 향상시켜왔다.

그러나 최근 중구협회와 사할린협회는 국기원 심사와 관련해 숙제를 안고 있다.

이문우 중구협회 회장은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할린에서 국기원 심사를 보는 것이 쉽지가 않다. 사할린협회가 심사를 볼 수는 있지만 1단에 70불씩이나 되는 심사비가 부담이 된다. 선수를 육성하고 싶어도 형편이 어려운 수련생들이 심사를 보지 못한지가 3년 정도 되었다. 고려인이 많이 거주하고 있는 사할린에 국기원의 따뜻한 관심이 절실하다”며 걱정을 내비쳤다.

일본 훗카이도 북쪽에 위치한 사할린에는 2차 세계대전 중 일본에 의해 강제 징용된 고려인이 소수민족 중 가장 많은 인구를 차지하고 있다.

양택진 기자  winset7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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