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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태권도계, 임진왜란 거울로 삼아라
  • 김창완 기자
  • 승인 2007.04.09 11:46
  • 호수 541
  • 댓글 0

유럽 상인들로 인해 신흥 상업 도시가 형성되기 시작하면서 종래의 봉건적인 지배 형태가 위협받게 될지도 모를 일본. 때마침 도요토미 히데요시라는 인물이 등장해 서세동점을 파괴하고 혼란기를 수습, 전국시대를 종식시켰다.

이후 봉건적인 지배권을 강화하는 데 전력을 기울였다. 이렇게 일본을 하나로 통일하는데 성공한 도요토미는 안전을 도모하고 신흥 세력을 억제하려는 전략으로 임진년 조선을 침략했다. 임진왜란이 발발한 것이다.

이처럼 임진란이 일어난 원인이 외부에도 있었지만 더 큰 요인은 조선의 내부에 독버섯처럼 피어있었다. 고질적인 당파싸움은 지배계급의 분열과 반목을 암 덩이처럼 키워 화를 자초한 셈이었다.

게다가 일본이 조선침략의 징후가 있다고 보고받은 선조는 2명의 밀사를 파견했지만 전쟁징후는 그 어디에서도 발견하지 못했다는 무책임한 또 다른 밀사의 거짓 보고를 믿고 침략에 대한 대비책을 전혀 세우지 않았다.

요즘 우리 태권도계가 전운이 감돌고 있음에도 손을 놓고 있던 선조 때의 모습과 유사하다는 생각이 든다. 

‘재단법인 세계태권도국기원 승인’ ‘사단법인 ITF 태권도협회 승인’ ‘국기원 부정단증 발급’ ‘택견과 공수도 대한체육회 정가맹단체 승인’ ‘몇몇 시도협회의 고소·고발 사건’ 등등…

이 모두가 최근 3년 사이에 일어난 태권도계의 굵직한 사건들이다. 태권도가 역사상 가장 큰 위기를 맞이했다. 태권도계 지난 3년을 돌이켜보면 제도권과 지도층 인사들은 참으로 고개를 들 수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여전히 지도층 인사들은 자기반성은커녕 모든 사태의 책임을 타인에게 미루려 하고 있다.

태권도계 수장이었던 김운용씨가 퇴진하고 난 이후 태권도는 한동안 주인 없이 표류하는 아픔을 겪었다.

하지만 태권도인들은 더 이상 타이타닉호처럼 태권도호가 침몰하는 모습을 그냥 지켜볼 수 없다고 판단, 태권도를 다시 일으켜 세우려고 애를 썼다. 그 결과 국기원과, WTF(세계태권도연맹), KTA(대한태권도협회)를 이끌어나갈 각 기구별 수장을 옹립하고 새로운 체제를 출범시켰다.

각 기구의 수장들은 저마다 개혁을 외쳤고, 기구 간의 유기적인 협조체제를 구축해 태권도 제2의 전성기 시대를 열겠다고 천명했다. 하지만 개혁의 흔적은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으며, 부정과 분열, 갈등과 반목만이 태권도계를 얼룩지게 하고 있다. 

이처럼 부정부패를 일삼으며 허송세월 하는 동안 태권도를 수단으로 이용하려는 자들이 유사단체를 구성하고, 정통태권도를 서서히 침범하고 있다. 게다가 택견과 공수도의 대한체육회 정가맹단체 승인은 어려운 경쟁을 해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했다.

더욱 충격적인 사실은 ‘ITF 태권도협회’가 정부의 승인을 받고 국내에 무혈입성 했다는 것이다. 이미 이러한 것들이 태권도계를 혼란으로 몰아가는 암초처럼 다가오고 있다.  

실로 위기가 아닐 수 없다. 각 대학에 태권도학과가 설립되고, 체계적인 학습을 받은 학생들이 태권도계에 진출하기 시작하면서 일선의 기대치는 한없이 커져만 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태권도계 지도층 인사들은 이기심 때문인지 기득권을 절대 놓으려하지 않고 있다.

국기원은 아직도 부정단증발급과 관련해 몸살을 앓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인사발령을 놓고 극심한 진통이 예상된다. WTF는 총재와 사무총장 사이에 갈등이 갈수록 심화될 것이라는 게 태권도계의 전반적인 여론이다.

KTA는 택견과 공수도 대한체육회 정가맹단체 승인으로 인해 국내 태권도인들로부터 뭇매를 맞고 있다. 지방에서는 여러시도협회가 공금횡령 및 기득권 싸움으로 인해 고통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이처럼 국기원을 비롯한 중앙조직은  중앙조직대로, 각 시도협회는 시도협회대로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어 손을 맞잡고, 머리를 맞대어 지금에 위기를 타개해나갈 여유가 전혀 없는 듯하다.

하지만 아직도 희망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태권도계엔 12척의 배로 정유재란을 승리로 이끌어낸 이순신 장군과 같은 젊고 휼륭한 지도층 인사들이 어딘가 있을 것이다. 아직 포기는 이르다. 물론 이들은 작금의 태권도의 상황을 보면 포기하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스스로 태권도 발전을 위해 능력이 없다고 판단되는 인사들이 2선으로 후퇴해준다면 태권도 발전을 위해 백의종군하는 심정으로 꺼져가는 작은 불씨를 희망의 큰 불기로 일으킬 것으로 기대한다.

김창완 기자  dssim22@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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