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새벽 미국 버지니아주 스프링필드 자택에서 심장마비로 별세한 박차석 WTF(세계태권도연맹) 부총재 겸 팬암태권도연맹 회장은 누구인가.

지난 5일 WTF 전자호구 국제태권도대회에 참석한 故 박차석 부총재의 모습.

경상남도 진주시에서 태어난 그는 중·고등학교 시절 태권도를 비롯해 씨름, 유도, 합기도, 검도를 연마한 만능 스포츠맨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용인대학교를 졸업해 71년 도미해 미국 메릴랜드대학 태권도학과를 설립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태권도학과 설립 후 교수로 활동했으며, 이 대학에서 교육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박 부총재는 USTU(미국태권도연맹)산하 버지니아주 태권도협회 회장과 미국대학태권도협회 부회장을 역임했다.

1996년 북중미 42개 회원국을 둔 팬아메리카태권도연맹 회장에 당선됐다. 이후 3선에 성공해 북중미 태권도를 이끌어왔다.

2001년 제주도에서 열린 WTF정기총회에서 총재 출마를 계획했다가 주변의 만류로 포기했다. 선거 이후 당시 WTF 김운용 총재는 박차석 팬암연맹 회장을 부총재로 선임했다.

WTF 부총재가 된 이후 포스트 김운용을 꿈꾸며, 전 세계 120 회원국을 순방하며 저개발국가에 도복과 매트 등 사비를 털어 태권도용품을 지원하기도 했다. 2004년 박 부총재는 실추된 태권도 종주국의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군림하는 총재가 아닌 발로 뛰는 총재의 상을 확립하겠다며 총재 보궐선거 출사표를 던졌지만 낙마했다.

박 부총재는 태권도계에서 유도인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그는 71년 도미 이후 줄곧 태권도에만 전념해왔고, 많은 제자를 양성했다.

박차석 부총재 측근인 김종대 라저스트 스포츠 사장은 “박 부총재는 총재선거 등 항상 결정적인 때 유도인 이라는 시비에 휘말려온 피해자다. 71년 도미 이후 미국은 물론 전 세계에 태권도 보급을 위해 애써온 진정한 태권도인” 이라고 말했다.

김창완 기자  dssim22@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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