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명대 김철오 태권도학과 교수가 전자호구 도입에 따른 경기규칙 개정 방향을 연구해 주목을 끌고 있다.

김 교수는 평소 “전자호구 도입을 추진하면서 그에 맞는 경기규칙을 만들지 않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소신에 따라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연구에 정진해 왔다.

‘전자호구 경기규칙 개정 방향’에 대한 연구는 태권도 전문가와 지도자들을 대상으로 심층 면접을 했다. 또 질문지를 작성해 태권도인과 비태권도인을 대상으로 설문한 자료를 연구 결과에 활용하고, 올림픽 28개 종목 중 태권도와 유사한 복싱, 유도, 레슬링, 펜싱 등의 경기규칙을 비교 분석했다.

김 교수는 2004년 아테네올림픽 이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프로그램위원회 보고서를 보면 태권도가 안고 있는 문제점으로 △미디어 노출에 약하고 △관중의 흥미를 유발시키지 못하며 △심판 판정의 불공정성 등 3가지가 지적됐다고 설명하면서 “이런 지적을 해결하기 위해 세계태권도연맹은 대내외적으로 전자호구를 도입하겠다고 발표했지만, 단순히 도입하는 것만으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현행 경기규칙의 구성 체계의 문제를 먼저 파악한 뒤 태권도 경기에 적용할 수 있는 유사종목의 규칙을 비교 검토하는 등 재미나는 경기를 위해 새로운 발상을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연구 결론에서 “태권도 경기의 공정성을 제고하기 위한 방안으로 추진되고 있는 전자호구 도입은 태권도 경기의 활성화를 위한 시작일 뿐 완성이 아니다”며 지속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개진했다.

김 교수는 전자호구가 성공적으로 도입되어 좋은 평가를 받으려면 △주-부심 등 심판원의 임무와 역할에 대한 연구와 심판 참여 범위를 확대 △태권도 경기를 재미없게 만드는 선수들의 행위에 대한 엄격한 처벌 규정을 강화 △금지행위에 대한 처벌의 종류와 체계를 단순화, 최소화 △경기를 재미없게 만드는 행위는 노란색과 빨간색 등의 카드로 단순하게 대체 △경기복 및 방비를 규격화하고 경기규칙에 명문화 △경기 상황에서 발생하는 판정의 오류를 바로잡을 수 있는 경기판정위원회를 신설해 합의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김 교수의 연구 내용에 대해 세계태권도연맹 이경명 기술위원은 “연구 내용이 참 좋고, 국문과 영문으로 되어 있는 등 준비를 많이 한 것 같다”며 “이런 연구는 세계태권도연맹과 많은 태권도인들이 볼 수 있도록 공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서성원 기자  dssim22@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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