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서울특별시태권도협회(이하 서울협회) 회원 도장의 수련생이 아닌데도 구지회에 심사를 접수해 승단(품)을 하는 실태가 많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서울협회는 일부 구지회가 경기도, 충남, 강원, 경남 등 타 시도의 응심자들을 무분별하게 받아줘 전국 시도 간담회 등에서 난처한 입장에 처해 왔다.

이런 현실을 우려한 듯 서울협회는 지난달 31일 정기대의원총회를 열고 서울을 제외한 15개 시도에서 올라오는 심사의 폐단을 논의했다. 

이날 임윤택 의장(서울협회 상임부회장)과 일부 대의원들은 타 시도의 심사를 받아주는 일부 구지회로 인해 서울협회가 더 이상 곤경에 처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임 의장은 지난해 연말 충남 천안의 500명의 응심자를 받아준 강서구지회를 겨냥해 “500명은 그 협회에서는 큰 인원이다. 앞으로 이런 일로 우리 협회가 시도협회 회의에서 ‘왕따’가 당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장종위 서울협회 전무도 “앞으로는 (구지회가) 타 시도의 심사를 안 받도록 하겠다”며 서울협회의 입장을 밝혔다.

장 전무는 지난 2일 열린 전국시도협회전무이사협의회(이하 전무협) 회의에서 이같이 말하고 “서울 구지회 간담회에서 타 시도의 심사를 받는 2-3개의 구지회를 성토했다.

앞으로 구지회가 타 시도의 심사를 받지 않을 것”이라며 ‘국기원 장소 승인’ 건을 철회하지 않은 시도협회에 협조를 구했다. <‘국기원 장소 승인’ 관련 기사, 본지 1월 1일자 6면 참조>

이에 대해 김창수 충남협회 전무는 충남 천안의 심사 유출 문제를 거론하며 “더 이상 구지회가 타 시도의 심사를 받아주기 않는다고 약속했는데, 또 구지회가 심사를 받아주면 (장 전무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못 박았다.

그러나 서울협회의 이같은 입장이 지켜질 지는 의문이다. 일부 구지회가 여전히 ‘재정확보’를 위해 ‘심사 세일즈’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 백명 단위의 단체 심사를 받아줄 수는 없어도 개별 도장 단위의 심사는 받아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또 서울협회가 25개 구지회를 완벽하게 통제할 지 의구심을 갖는 시각도 만만찮다.

이주복 강원협회 전무는 “구지회가 심사를 받아줬다는 증거를 제출하면 안 받도록 조치하겠느냐”며 장 전무에게 따지면서 “심사의 엄격함과 위계질서를 무너뜨리면서 돈벌이를 하는 구지회가 개탄스럽다”고 말했다. 

이날 전무협 신임 회장으로 선출된 노순명 회장(인천협회 전무)는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더 이상 타 시도의 심사를 구지회가 받지 않겠다”는 장 전무의 말에 “평소 장 전무의 인격을 아니까 최소한 약속한 부분은 책임을 질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노 회장은 시도협회가 ‘국기원 사용 승인’ 문제를 거론한 근본 이유는 ▲타 시도의 심사를 받는 일부 구지회가 국기원에서 심사를 집행해 학부모들에게 시도협회가 주관하는 심사보다 권위가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고 ▲고단자(6-9단) 심사가 아닌 품 심사를 국기원에서 실시함으로써 국기원의 위상이 실추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서성원 기자  dssim22@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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