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F(세계태권도연맹) 사무총장 선임이 예정보다 늦어지고 있다. 새해 벽두 출근과 동시에 사표를 제출하고 WTF를 떠난 문동후 전 사무총장 자리가 공석이 된지 벌써 1개월이 넘었다.

지난달 10일 조정원 총재는 기자회견을 통해 후임 사무총장을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여러 가지 주변상황과 시기가 적절치 않다는 판단에 따라 일정을 연기하고 1월 안으로 후임 사무총장을 임명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1월이 지나 2월로 접어들었지만 후임 사무총장 임명과 관련해 WTF는 아무런 움직임도 보이지 않고 있다. 필자가 직접 WTF 조정원 총재와의 전화통화를 통해 후임 사무총장 임명 시기를 확인하자 조 총재는 지난 2일 오전까지 발표하겠다 밝혔었다.

그러나 자신이 확인한 2일이 지나도록 후임 사무총장 선임과 관련해 소문만 무성할 뿐 정작 사무총장 임명권을 쥐고 있는 WTF 조정원 총재는 어떠한 언급도 없다. WTF 홍보담당자도 다음주 초께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말 외에 구체적인 설명이 전혀 없었다.

후임 사무총장 임명과 발표를 놓고 몇 차례 연기가 거듭되고 있다. WTF를 국제스포츠기구에 걸맞게 사무처는 물론 모든 시스템을 변화시키고, 개혁드라이브를 통해 일하는 조직으로 만들어내겠다는 게 2004년 6월 당시 조 총재 취임 일성이었다. 그런데 이러한 말이 무색하게도 1개월이 넘도록 후임 사무총장 선임조차 못하고 있다.

상황이 이쯤 되자 후임 사무총장 선임과 관련해 온갖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사무총장 임명권을 쥐고 있는 조 총재가 벌써 후임 사무총장에 대한 마음의 결정을 내렸지만 WTF 핵심관계자들의 강한 반대로 인해 어쩔 수 없이 발표를 미루고 있는 것이라는 여론이 그중 대세를 이루고 있다. 즉 WTF 집행부 내 조 총재 반대세력들과 그동안 중립을 지켜온 일부 세력들이 연합전선을 구축하고 차기 집권을 위한 행보에 돌입했다는 것이다.

게다가 후임 사무총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인물들에 대한 소문도 끊임없이 오르내리고 있다. 후임 사무총장 임명을 계속 연기하게 될 경우 이러한 소문과 추측은 더욱 확산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후임 사무총장 임명이 장기화 될 경우 WTF나 조 총재에게 전혀 이로울 게 없다. 후임 사무총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인물들에 대한 예의도 아니다.

문 전 사무총장이 WTF를 떠난 지 1개월이 넘도록 후임 사무총장에 대한 마음의 결정을 내리지 못했거나, 결정을 했더라도 주변의 강한 반대로 인해 임명을 미루고 있다면 조 총재의 리더십 부재로 밖에 볼 수 없다. 주변의 반대와 압력 때문에 총재에게 주어진 권리를 행사하지 못한다면 또다시 WTF는 갈등과 반목으로 인해 사무총장이 중도에 하차하는 사태를 되풀이할지도 모른다.

주변의 반대와 압력에 의해 내키지 않는 인물을 사무총장으로 임명하게 될 경우에도 그 책임은 총재에게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뒤늦게 후회하는 일이 없도록 후임 사무총장을 하루빨리 임명하고 WTF 발전을 위해 조직을 튼실하게 해야 할 때다.

김창완 기자  dssim22@paran.com

<저작권자 © 태권도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김창완 기자
• dssim22@par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