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태권도협회(KTA)의 올해 기술전문위원회 구성을 앞두고 '철새 태권도인'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각 분과위원회 위원장과 부위원장을 탐내고 있기 때문이다.

KTA는 다음달 초, 정기대의원총회를 원만하게 끝내면 곧바로 올해 기술전문위원회 의장을 비롯한 부의장과 각 분과 위원장, 부위원장을 선임한다.

매년 그랬듯이 이 시기가 되면 '철새 태권도인'들은 전무이사를 비롯한 집행부 실세에게 '눈도장'을 찍기 위해 KTA 사무실을 들락거린다. 이들의 대부분은 뚜렷한 소신이나 철학도 없이 그저 '줄서기'를 통해 한 자리를 차지하려고 하는 소인배들이다.

소인배들의 공통점은 처세술이 뛰어나다. 이들은 바람부는 쪽으로 서슴없이 자신의 몸을 맡기며 충(忠)과 간(奸)을 예사롭지 않게 행사한다. 이들은 태권도계를 혼탁하게 만드는 주범이며, 출세를 위해서는 의리와 신의를 저버리는 기회주의자들이다.

한 사회학자는 '줄서기'가 사회를 질식시킨다고 지적했다. 그는 '줄은 곧 기회이고, 그것이 성공으로 가는 보증수표라고 믿는 '줄 맹신론자'들로 주위가 가득하다'며 '요즘 우리 사회는 '줄줄이' 성공한 사람들이 '줄줄이' 엮여 '줄줄이' 잡혀가고 '줄줄이' 망한다'고 꼬집었다. 이는 태권도계에 그대로 적용되는 일침(一針)이 아닐 수 없다.

'줄서기' 행각 못지 않게 비판받아야 할 것은 바로 실세들의 '줄대기' 풍토다. 자신의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서 혹은 자리를 오래토록 보존하기 위해서 검증을 받지 않은 사람들을 등용하는 것은 바람직한 처신이 아니다. 특히 뇌물과 인정에 눈이 멀어 '인사청탁'을 스스럼없이 받아준다면 이는 지도층 인사로서 자질이 없다.

태권도계가 건강하려면 인맥과 정실에 의해 인사가 이뤄지고 연줄에 의지하는 풍토가 없어져야 한다. 물론 이것은 힘든 일지만, 가급적이면 자격을 갖춘 사람들이 기술전문위원회의 임원으로 활동해야 할 것이다.

서성원 기자  wtkd@paran.com

<저작권자 © 태권도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서성원 기자
• wtkd@par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