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련비 등을 유용한 대학 태권도부 감독에 대한 대한태권도협회(KTA) 법제상벌위원회 재심 결과가 무효가 되었다.

지난 18일, 문화체육관광부는 해당 감독에 대한 KTA의 지난달 29일 재심 및 징계 감경 조치에 대해 효력이 없다고 밝혔다.

문체부는 이번 징계 감경조치가 대한체육회의 스포츠공정위원회 규정 위반으로 효력이 없음을 KTA에 통보하고 이 사안을 조속히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에서 재심하도록 요구했다.

KTA는 지난 1월 11일, 2009년 8월부터 2014년 6월까지 선수들에게 지급된 장학금과 훈련비, 각종 기부금 등 약 3억 5300만원을 감독의 개인계좌에서 관리하면서 이 중 약 1억 6400만 원을 유흥비와 식사비, 접대비 등으로 사용한 K 대학 감독과 접대를 받은 심판 등에 대해 법제상벌위원회를 연 바 있다.

당시 KTA 법제상벌위원회는 해당 감독에 대해 제명조치, 심판 등에 대해 자격정지 1년을 결정한 바 있다.

이어 지난달 29일 열린 재심에서 법제상벌위원회는 징계의 수위를 감독은 자격정지 3년(감독), 심판은 견책으로 감경했다.

그러나 문체부는 KTA의 재심 및 징계 감경 결정이 지난달 21일 대한체육회 출범과 동시에 시행된 대한체육회의 스포츠공정위원회 규정에 위반된 것으로서 효력이 없다고 밝혔다.

과거 (구)대한체육회 법제상벌위원회 규정에 따르면 피징계자는 종목단체 법제상벌위원회 결정에 이의가 있는 경우 다시 한 번 재심의를 요청할 수 있었고, 그에 따라 자체 법제상벌위원회에서 재심의가 가능했다.

하지만 지난달 21일 시행된 새로운 스포츠공정위원회 규정에 따르면 각 종목단체의 공정위원회(구 법제상벌위원회) 결정은 1회에 한하며, 만약 이 결정에 이의가 있는 경우에는 대한체육회 공정위원회에 재심사를 요청할 수 있도록 변경됐다.

따라서 과거 체육단체 징계의 경우 종목단체 내 최대 2심(이의가 있는 경우)과 대한체육회 1심을 포함해 최대 3심제였으나 바뀐 규정에 따르면 종목단체 1회, 대한체육회 공정위원회 1회(이의가 있는 경우) 등 총 2회에 한정된다.

이는 과거 각 종목단체가 1심 법제상벌위원회에서 강한 징계를 하고 일단 여론의 비난을 피해간 후 2차 재심사에서 징계를 완화해주던 관행을 타파하고자 마련된 규정이다.

이와 관련 문체부는 KTA에 "지난달 29일 의결한 징계는 효력이 없으며, 1월 11일에 결정된 제명(감독)과 자격정지 1년(심판) 징계의 효력이 확정된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더불어 징계혐의자에게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에서 재심을 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통보하고, 관련 자료 일체를 대한체육회에 제출하도록 요청했다.

양택진 기자  winset7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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