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작권, 판매권 등의 시비로 6개월이나 지연돼온 ‘경기용 품새 개발’이 경기용 품새 개발위원회의 첫 회의 개최를 신호로 본격적인 작업에 돌입했다.

지난달 18일 국기원 내 강의실에서 열린 경기용 품새 개발위원회 첫 회의 모습.

국기원, 세계태권도연맹(WTF), 대한태권도협회(KTA) 등 태권도 3대 기구에서 추천한 인사들로 구성된 개발위원회는 지난달 18일 국기원 내 강의실에서 첫 회의를 열었다.

오전 10시부터 시작된 회의는 ‘빠른 품새’와 ‘느린 품새’ 등 2개의 분야로 나눠 품새를 개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의견을 모았으며, 올해 5월까지 앞으로 24주 동안 경기용 품새에 필요한 제반사항들을 개발해 나가기로 결정했다.

빠른 품새는 태권도 동작의 화려함을 나타내는 고난도 기술이 포함되며 유단자 품새인 고려, 태백, 평원처럼 민첩성을 요하는 품새를 뜻한다. 느린 품새는 기품이 느껴지면서도 태권도 수련의 깊이를 나타낼 수 있는 금강, 십진, 지태처럼 숙련도를 요하는 품새를 뜻한다. 그러나 품새의 명칭을 비롯해 동작 수, 경연시간, 연무선 등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으며, 이달 5일과 6일 이틀간 수원에서 워크숍을 열어 논의해 나가기로 했다.

최상환 국기원 연구소 전임연구원은 “첫 회의여서 위원들의 의견이 분분했다. 아직 충분한 논의가 진행되지 못했지만 내년에 열리는 워크숍에서는 경기용 품새 개발에 대한 개괄적인 내용이 도출될 수 있을 것이다. 위원들이 여러 부분으로 역할을 분담해 개발 작업의 내실을 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개발위원회는 단순히 경기용 품새의 개발뿐만 아니라 경기규칙까지 제시해 각종 품새경기에서 사용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위원회의 경기용 품새 개발이 가시화되면 공청회와 세미나를 통해 평가를 받고 최종적으로는 세계품새선수권대회를 비롯한 각종 국내외 품새대회에 적용될 예정이다. 계획이 순조롭게 진행돼 경기용 품새 개발이 완성되면, 시범경기 등을 거쳐 이르면 2008년이나 2009년도에는 경기장에서 선수들이 경기용 품새를 시연하는 장면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하지만 경기용 품새 개발이 이뤄지더라도 WTF와 KTA의 공식 의사결정기구에서 승인받아야 하기 때문에 개발과정에서 태권도 3대 기구들의 긴밀한 업무협력이 중요하다.

개발위원회 첫 회의에는 이규석 국기원 연구소 소장, 이종관 국기원 지도자연수원 교육부장, 양진방 KTA 기획이사, 강성철 용인대 태권도학과 교수, 이경명 WTF 교육분과위원장, 박종범, 강익필 사범 등 7명이 참석했으며, 김윤혁 WTF 장애인위원회 위원, 김철오 계명대 태권도학과 교수, 김경찬 KTA 품새심판분과위원장, 황인식 사범 등 4명의 위원은 해외 출장 등의 이유로 불참했다.

김홍철 기자  wtkd@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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