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교돈에게 이제 국내무대는 좁다.

지난해 남자 -87kg급 국내 무대를 접수한 한국가스공사 인교돈이 +87kg급과 합쳐진 통합체급에서도 당당히 1위에 오르며 아시아 무대로 발걸음을 내딛게 됐다.

여자 -67kg 통합체급에서는 지난해 광주서 열린 하계U대회 국가대표 조선대 전채은이 동아대 정은화와 연장전 승부 끝에 태극마크를 가슴에 새겼다.

남자 -87kg급 최종 결승전에서 인교돈(왼쪽)이 왼발 얼굴 공격을 성공시키고 있다.

지난 16일, 제주 한라체육관서 이틀간의 일정으로 막을 올린 ‘2016년도 국가대표선수선발 최종대회’ 주인공 12명이 확정되었다. 

17일, 악성 림프암을 극복하고 지난해 국내 메이저대회를 휩쓴 인교돈이 강화군청 박현준과 맞선 최종 결승전을 점수차승으로 장식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인교돈은 계명대 류두은, 상명대 오관석, 경희대 이동영을 무난하게 제치며 승자 결승전에 진출했다.

승자 결승전 상대는 동아대 골리앗 박윤근을 따돌리고 올라온 강화군청 박현준. 특히 남자 최중량 +87kg급 박현준을 상대하는 인교돈의 승리는 쉽게 장담할 수 없었다.

2회전까지 2대 1로 근소하게 앞선 인교돈은 3회전서 박현준에게 몸통 공격을 허용하며 역전을 허용했고, 경기 종료 3초전까지 7대 6으로 리드를 내주며 패하는 듯 보였다.

그러나 경기가 속개되는 동시에 인교돈은 몸통 돌려차기을 시도했고, 전광판에 점수가 표출되면서 승부는 연장전으로 넘어갔다.

연장전에서는 인교돈의 3회전 승부 기질이 돋보였다. 그리고 골든포인트 승부에 돌입한 양 선수에게 경기장 내 시선이 집중됐다.

결과는 ‘3회전 승부사’ 인교돈의 승리였다. 연장전서 오른발 몸통 돌려차기를 박현준의 호구에 적중시키며 최종 결승전에 먼저 안착했다.

패자부활전을 뚫고 인교돈에게 도전장을 내민 선수는 승자 결승전에서 맞붙었던 박현준. 그러나 최종결승전은 의외로 쉽게 끝났다.

탐색전을 마친 인교돈은 2회전부터 얼굴공격을 적중시켰고 일찌감치 9대 1로 앞서나갔다. 인교돈은 3회전서 왼발 얼굴 득점을 또 다시 성공시켰고, 결국 3회전 57초를 남겨둔 상황에서 점수차승을 거뒀다.

이로써 인교돈은 -87kg급부터 +87kg급까지 국내 중량급을 접수했다. 삼성에스원 조철호, 동아대 박윤근 등 헤비급 선수들은 인교돈의 질주를 막아낼 수 없었다.

여자 -67kg 통합체급에서는 조선대 에이스 전채은이 한국가스공사 장유진, 용인대 김잔디, 구남보건고 조희경, 동아대 정은화까지 쟁쟁한 경쟁자들을 무너뜨리고 아시아선수권 출전권을 획득했다.

2년 연속 태극마크를 손에 넣은 전채은(왼쪽)의 결승 장면.

전채은은 승자 준결승에서 자신보다 한 체급 높은 김잔디와 맞붙었다. 접전 끝에 연장전 승부에 돌입했고, 전채은이 얼굴 득점을 성공시키며 승자결승에 진출했다.

승자결승전서는 고등부 신예 조희경을 상대로 3회전까지 무득점 경기로 연장에 들어갔다. 연장전 역시 득점을 뽑지 못했지만 전채은이 타격수에서 조희경에게 앞서며 최종 결승전에 올랐다.

최종 결승전 상대는 지난해 랭킹결정전 준우승자 정은화.

앞발 견제와 밀어차기로 승부를 건 양 선수는 완벽한 방어를 선보이며 득점 없이 골든포인트 승부에 돌입했다.    

연장전 역시 앞발 싸움이 계속됐다. 그러나 전채은이 정은화의 앞발 밀어차기 시도를 틈타 오른발 몸통 돌려차기를 성공시키며 지난해에 이어 태극마크를 가슴에 새겼다.

지난해 광주 하계U대회에서 고배를 마셨던 전채은은 다시 한 번 태극마크의 주인공이 되며 조선대의 명예를 세웠다.

이변을 허락하지 않은 김석배(왼쪽)의 결승 장면.

남자 -63kg급은 강원체고 김석배가 이변 없이 우승을 차지했고, -74kg급 역시 삼성에스원 김훈이 한수 위 기량으로 국내 랭커들을 따돌리며 아시아선수권 출전권을 손에 넣었다.

여자 +73kg급에서는 춘천시청 안새봄이 승자 준결승에서 인천동구청 김빛나에게 패했지만 패자부활전을 뚫고 최종 결승에 진출, 재경기 연장전까지 가는 승부 끝에 김빛나에게 감점을 얻어내며 5년 만에 국가대표 1진에 선발됐다.

여자 -53kg급은 23살 생일을 맞은 한국체대 김민정이 최종결승전서 춘천시청 권은경을 상대로 공격적인 경기운영으로 5대 1로 승리하며 우승을 차지, 셀프 생일선물로 태극마크를 가슴에 달았다. 

한편, 국가대표 1진에 선발된 국가대표 선수들은 내달 2일부터 태릉선수촌에 입촌, 리우올림픽 출전 선수들과 합동훈련에 들어간다.

류호경 기자  hk470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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