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원 세계태권도연맹(WTF) 총재가 사무처 직원 전원에게 직무정지를 지시했다는 소문이 확산되면서 정해년 새해 벽두부터 태권도계가 술렁이고 있다.
사무처 직원들의 직무정지는 향후 WTF 사무처의 대폭적인 조직개편을 예고하고 있어 관심은 증폭되고 있다. 조 총재는 직무정지와 함께 필요하다면 인사위원회 구성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이 같은 발언은 인사위원회를 통해 직원들의 업무고과를 철저하게 가려내는 한편 일부 직원들의 경우 권고사직시킬 수도 있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따라서 조직개편의 방향설정에 따라 일부 직원들이 대거 사직하는 초유의 사태를 맞을 수도 있다. 태권도계는 WTF 조직개편의 방향설정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 조 총재의 결정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조직개편은 향후 WTF 행정의 미래를 가늠하고, 조 총재의 평가에도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조 총재는 제3대 WTF 총재로 당선된 지 올해 4월 13일이면 2주년을 맞이한다. 지금까지 조 총재에 대한 태권도계의 평가는 대체적으로 긍정적이었다. 조 총재를 필두로 WTF가 추진하는 사업들이 태권도 발전에 중요한 전기를 마련할 것이라는데 별다른 이견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 총재의 WTF 사무처 운영에 대해서만큼은 평가가 그리 좋지만은 않다. 지난 2004년부터 본격적으로 표면화되기 시작한 WTF 사무처 직원들간의 갈등을 해결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조 총재의 평가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해에도 그 어떤 해법도 찾지 못한 채 WTF 사무처 직원들의 내부갈등은 깊어만 갔고 WTF 자체의 문제가 아닌 태권도계 전체의 문제로 확대되기 시작했다.
사무처 직원들의 내부갈등은 WTF, 국기원, 대한태권도협회(KTA) 등 태권도 3대 기구들의 공조체제에도 어려움을 초래하고 있어 태권도 발전에 저해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따라서 태권도계는 조 총재가 어떤 방식으로든 해결방안을 강구해 과감한 결단력으로 사무처 직원들간의 내부갈등을 조정해주기를 바라고 있다.
일부에서는 조 총재가 예전과 마찬가지로 조직개편에 따른 파장을 염려해 별다른 조치가 없을 것이라는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물론 WTF 사무처의 내부갈등을 봉합하는 해결책에 대해 시각의 차이는 다양하고 이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파장 역시 불가피하다.
하지만 어떤 방식으로든 해결을 보지 못하고 단순히 경고성으로 넘어갔을 경우 문제를 더욱 확대시킬 수 있다.
조 총재가 직무정지라는 비장의 카드를 꺼내든 시점에서 과감한 결단력을 보이지 않는다면 WTF는 물론 조 총재의 리더십과 권위에 커다란 오점으로 남을 것이 자명하다.
향후 단행될 WTF 조직개편의 방향설정은 물론 모든 직원들에 대한 업무부여의 결정권이 조 총재에게 있는 만큼 과감한 결단력만이 현 상황을 돌파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조 총재가 총재직을 수행하면서 가장 강조해왔던 단어는 ‘개혁’이다. 하지만 정작 개혁이 WTF 사무처에는 통용되지 않고 있다는 말이 무성하다. 조 총재가 과감한 결단력으로 WTF 사무처의 내부갈등을 봉합하고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해 진정한 개혁을 보여줄 시점에 왔다.
김홍철 기자 wtkd@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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