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아르빌 지역에는 이라크의 평화와 재건을 위해 파병된 한국의 자이툰 부대가 주둔하고 있다.

자이툰 부대는 이같은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민사작전(民事作戰)을 안정-정착-발전의 3단계로 나눠 현지 주민들에게 다가가고 있다. 자이툰 부대 장병들이 마을을 찾아가면 현지인들이 달려와 엄지손가락을 치켜들고 “쿠리(코리아), 쿠리”를 외치며 환영한다고 한다.

지난해 열린 제1회 자이툰배 태권도 경연대회에 참가한 이라크 어린이들과 자이툰 부대 장병들이 박수를 치며 태권도 경기를 보고 있다.

이 과정에서 태권도가 적극 활용되고 있다.

자이툰 부대는 2004년 7월, 이라크 현지인들을 대상으로 5주간 태권도 연수교육을 실시했다. 태권도를 가르치는 장병들은 이라크로 떠나기 전 국기원 강사들에게 태권도 기본동작과 품새 등을 체계적으로 배웠다.

이번 연수를 수료한 후세인씨는 “태권도 기술을 배우기 위해 자이툰 부대를 찾아왔다. 여기서 배운 것은 앞으로 제자들을 가르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흐뭇해했다.

자이툰 부대는 연수 기간 중 현지 교육생들에게 도복과 태권도화, 그리고 심사에 필요한 예산을 지원했다.

지난해 12월에는 12민사여단장의 주관으로 크르드 지방정부 문화부장관, 체육협회장, 태권도 협회장, 마을대표 등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1회 자이툰배 태권도 경연대회를 개최했다.이번 경연대회는 자이툰 부대가 운영하는 태권도 교실의 수료생 및 교육생이 참가하여 그동안 갈고 닦은 솜씨를 뽐내며 성취감을 고취시키고 상호 유대관계를 증진시키기 위해 마련되었다.

대회 입상자들에게 트로피뿐만 아니라 2,260 달러(한화 240여 만원)와 컴퓨터, 텔레비전 등 3,800 달러(한화 400여 만원)의 선물, 그리고 축구공과 가방 등 개인별 기념품을 수여했다. 

행사를 주관한 12민사여단장은 “이번 태권도 대회는 단순한 스포츠 차원을 넘어 우호증진 및 주민 친화활동 위해 마련하였으며, 앞으로도 이라크에 태권도를 널리 전파하도록 다양한 행사와 지원을 할 계획이다”고 말했다.이와 함께 자이툰 부대는 바히르카, 세비란, 다라투, 브라슬라와 마을에 태권도 교실을 운영하며 500여 명의 주민과 학생들에게 태권도와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다.

최근에는 이라크 아르빌에 태권도 보급을 활성화하기 위해 쿠르드자치정부(KRG)와 함께 ‘쿠르디스탄(쿠르드족 거주지역) 태권도협회’를 창설했다. 이를 바탕으로 내년 2월에는 쿠르드지역 태권도 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아르빌을 중심으로 한 인근 쿠르드지역에는 자이툰부대가 2004년 평화·재건 활동을 시작한 이후 태권도가 인기를 끌면서 현재 총 38개의 성인 태권도 클럽에서 1200여명이 태권도를 배우고 있다.

지난해 열린 제1회 자이툰배 태권도 경연대회에 참가한 이라크 어린이들과 자이툰 부대 장병들이 박수를 치며 태권도 경기를 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11일 이라크로 떠나는 자이툰부대 5진 3차 교대병력 540여 명에 대한 환송식이 경기도 광주에서 열렸다. 대규모 파병은 사실상 이번이 마지막이었지만, 환송식에서는 민사작전에 활용될 태권도 시범이 펼쳐졌다.

1960년 베트남 전쟁이 한창일 때, 민사심리전으로 적극 활용된 태권도가 40년이 지난 이라크에서는 평화 재건을 위한 민사작전으로 여전히 활용되고 있다.

서성원 기자  wtkd@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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