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심 논란으로 질타 받았던 품새 경기가 깨끗한 경기장 문화로 탈바꿈하기 위해 시동을 걸었다.

지난 13일, 2016년도 대한태권도협회(KTA) 품새 경기규칙 강습회가 건국대학교 새천년관서 열렸다.

2016년 품새 경기규칙 주요 개정사항으로는 최고, 최저 점수를 모두 반영한 ‘채점방식’과 표현과 흐름을 강조한 ‘완급조절’.

지난해 광주에서 열린 하계U대회 여자 개인전 우승을 차지한 양한솔의 오른학다리서기 금강막기 장면.

지난해까지 품새 경기 채점방식은 5심제의 경우 최고점수과 최저점수를 제외한 나머지 점수를 합산해 승패를 가리는 채점방식이었다.

하지만 이 경우 심판 모두의 합산점수와 최고, 최저 점수를 제외한 점수가 서로 다른 결과를 낳아 승패를 가리는데 직접적인 문제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결국, KTA는 2016년부터 심판 모두의 점수를 반영하는 채점방식을 도입키로 결정했다.

KTA 안재윤 품새 심판위원장은 “이미 지난해부터 시행하려고 했으나 문제요인이 된다는 데이터가 없었고, 지도자들의 반발이 있었다. 하지만 용인대학교 차명환 교수의 분석 결과, 최고, 최저 점수를 제외시키면 경기의 승패가 뒤바뀌는 경우가 지속적으로 발생한다는 결과가 나왔고, 이를 토대로 올해부터 새 규칙을 도입하기로 결정했다”라고 밝혔다.

‘공정한 판정’과 함께 ‘뒤바뀌는 승부’를 방지한 경기규칙으로 개정한다고 하지만 여전히 논란의 여지는 남아있다.

심판 5명의 점수를 모두 합산할 경우 특정 팀이나 선수에게 ‘몰아주기’식 채점이 발생할 염려가 있으며, 5명 중 특정심판들이 한 선수에게 고득점을 부여하면 공정하지 못하고 형평성 없는 채점방식이 된다는 중론이다.

이와 관련, 안 위원장은 “그 부분에 대한 위험성은 알고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심판 판정에 대한 데이터를 분석해 한 심판이 특정 팀이나 선수에게 지속적으로 고득점을 부여할 경우, 그리고 누구도 납득할 수 없는 점수를 부여할 경우 문제가 확인되면 징계 조치를 취할 것이다”라고 답했다.

지난해 광주에서 열린 하계U대회 남자 개인전 우승을 차지한 배종범의 왼앞굽이 제비품목치기 장면.

채점 방식 변경과 함께 동작의 표현과 흐름이 강조된 완급조절이 승패에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예를 들어, 태극 7장 ‘주춤서기 왼한손날 몸통옆막기’ 후 ‘왼손으로 상대를 잡아끌면서 오른발 내디뎌 주춤서기 몸통 옆지르기(기합)’에서 막기, 지르기 동작은 물론 ‘잡아끌면서’라는 동작을 표현해야 한다는 것이다.

안 위원장은 “강습회 당시 지도자들과 선수들이 표현성 부분에 대해 질문이 끊이지 않아 강조한 것 뿐이다. 본래 품새는 모든 동작에 의미가 담겨있다. 그 의미를 알고 품새를 시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잡아끌면서’와 같은 동작은 당연히 표현되어야 하는 동작이다. 규칙이 변경된 것이 아니라 설명을 해준 것이다. 흉내만 내는 품새가 아닌 각 품새 동작의 의미를 아는 선수가 고득점을 받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오는 2월 제주도에서 열리는 아시아 품새 선수권 최종선발전에 출전하는 한 선수는 “품새 경기의 흐름은 경기규칙 강습회에서 설명한 내용으로 판단할 수 없다. KTA에서 주최하는 첫 대회가 끝나야 흐름을 알 수 있다”고 말하며, “그런데 올해 같은 경우 첫 대회가 국가대표 선발전이다. 그래서 더욱 말들이 많은 것 같다”고 전했다.

한편, 그동안 ‘국가대표 선발전’을 위해 본관을 두고 각 지부(지역)에서 모여 하나의 팀으로 출전이 가능했던 제도도 지역별로 소속을 나누어 등록하도록 제도를 변경했다.

‘깨끗’하고 ‘공정’한 경기 문화로 탈바꿈을 시도하는 품새 경기가 다시 한 번 논란에 휩싸일지, 아니면 공감할 수 있는 장으로 탈바꿈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류호경 기자  hk470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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