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술년, 개띠 새해는 어김없이 우리와 함께 시작이 되었다.

우리 사람과 가장 친밀한 관계를 가져온 동물 가운데 개가 으뜸이라고 한다. 개는 성질이 온순하고, 영리한데다가 사람을 잘 따르고 충성심과 경계심이 강하고, 예로부터 개는 사악한 귀신을 물리쳐 평안을 가져온다고 여긴 동물이라고 한다.

또한 예로부터 조상들이 말하기를 개라는 동물은 여러 동물 가운데 가히 으뜸가는 동물이며, 주인을 제대로 알아보고 미치지 않는 한 절대로 주인을 보고 짖거나 물지 않는다고 한다.

여느 때처럼 우리는 희망에 부푼 새해를 맞이하면서 새로운 각오와 계획을 세워 한해의 출발을 힘차게 내디딜 새로운 아침에 우리 태권도계가 올해의 상징 동물인 개가 가지고 있는 의미만큼만 했으면 하는데 또 어떨지 모르겠다.

실제로 흐르는 시간 속에 우리 모든 태권도 가족들은 무감각 상태에서 70년대, 80년대, 90년대를 지냈고, 그리고 대망의 21C를 맞이하면서도 큰 변화에 적응을 하는 것처럼 하다가 제대로 못한 것이 아닌가 하는 전반적인 평가를 자체적으로 해본다.

특히 우리 태권도계가 보냈던 지난 2005년이 그야말로 격동의 한해였고 끝내는 거함 김운용의 퇴진, WTF의 새로운 수장의 등장, 올림픽 종목 유지라는 획기적인 사건들을 겪게 되었다. 그런 만큼 새로운 시작과 더불어 새 시대가 열린다는 느낌을 누구나 갖게 되고 또 그런 희망에 부풀어 있다.

그 점에서 우리 모두 태권도인이라면 누구나 남다른 감회에 젖지 않을 수 없고 태권도사에 크나큰 전환을 위한 우리의 자세를 새삼 가다듬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대부분의 태권도인마다 기대에 차있는 “새 시대”가 과연 어디서 나와 어디로 갈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충분한 토론이 이루어지지 못했고 또 그럴 여건도 되지 않았다고 한다. 그들이 생각하는 새 시대의 새로움은 어떤 낡음 속에서 길러졌지만 이제 그 낡음을 박차고 어떤 새로움으로 열매 맺고 빛을 떨쳐야 할 것인지, 아직도 너무나 많은 억지와 부질없는 공론 속에 가려져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이다.

이러한 우려는 다름 아닌 지난 일에 대한 반성과 더불어 새 시대의 희망을 갖게 된 것에 대한 평가, 그리고 태권도 희망과 발전에 원동력일 수밖에 없는 대다수의 태권도계 민초들의 입장에서 수행이 되어야 마땅함에도 불구하고 지난날의 기득권을 지키려는 어떤 세력들, 즉 소수의 입장에서만 “새 시대”를 구상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제 태권도를 대표하는 단체에서 낡음 속의 구태의연한 모습을 깨고 나와 열린 마음으로 대다수 민초들과 희망을 함께하는, 그들이 아닌 우리들이 되었으면 하는 개띠의 마음을 간절히 가지면서 새해를 맞이하고 싶다.

새해에 복 많이 받으시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전익기 본지 전문위원(경희대 태권도학과 교수)  wtkd@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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