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변해야한다] ⑤ 위원회(Committee)

김홍철 기자
승인 2006.12.04 10:10
호수 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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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도는 자체적인 개혁과 이에 대한 홍보 노력으로 지난해 7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2012년 런던올림픽 참가종목으로 결정됨으로써 올림픽무대 퇴출의 불안감을 떨쳐냈다.

하지만 태권도가 간신히 올림픽 참가종목 지위를 지켜냈다는 설들이 무성하고, 올림픽에 참가하기 위해 사력을 다하고 있는 가라테의 위협도 만만치 않은 상태여서 아직도 안심할 때가 아니다. 세계태권도연맹(WTF)은 2016년 올림픽 참가종목이 결정되는 2009년 코펜하겐 IOC 총회까지 개혁의 고삐를 늦춰서는 안 될 상황이다.

본지는 올해 WTF가 주최하는 국제대회가 끝난 시점에서 올림픽 참가종목 결정에 핵심사항으로 분류되는 심판, 경기규칙, 경기운영 등에 대해 점검하는 기획특집을 8회에 걸쳐 게재한다. [편집자 주]

세계태권도연맹(WTF)은 산하에 13개의 위원회(Committees)를 두고 있다. 위원회는 기술(Technical ; 5명)위원회를 중심으로 경기(Game ; 11명), 심판(Refereeing ; 11명), 교육(Education ; 14명), 법제(Legislative ; 10명), 의무(Medical ; 14명), 홍보(Public Relation ; 16), 재무(Finance ; 11명), 마케팅(Marketing ; 12명), 선수(Athletes ; 13명), 여성(Women ; 12명), 대학(Collegiate ; 17명), TV(TV ; 5명), 장애인(Paralympics ; 5명) 등으로 구성돼 있다.

집행위원회의 보조 기구 성격인 위원회는 WTF의 전반적인 업무를 분야별로 구분해 다루는 업무추진의 핵심 조직이라 볼 수 있고, WTF도 위원회 활동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해왔다.

WTF는 지난해 9월 위원회 구성을 마친 뒤 “이전까지 위원회 활동 자체가 미미했던 점을 보완하기 위해 노력했다”며 “인선과정에서 최대한 각 분과에 적합한 인사를 선임했다”고 밝혔었다.

또 위원회 구성 당시 집행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인사들을 각 분과위원장으로 대거 선임해 위원회가 제안한 의견이 의사결정과정에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었다.

하지만 약 1년이란 시간이 지난 지금 일부 분과위원회를 제외하고는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위원회 분과위원들 수만 해도 총 156명에 달하지만 기술, 경기, 심판, 교육, TV, 장애인 등의 분과위원회를 제외하면 실질적으로 활동하는 분과는 거의 없다.

특히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개혁위원회 등의 권고에 따라 신설한 선수위원회의 경우 아직까지 의견을 나눠보는 형식적인 모임 한번 갖지 않았다. 결국, 선수위원회는 WTF의 외형적인 모양새 갖추기를 위해 구성된 것이나 다름이 없다.

다른 분과도 선수위원회와 별반 다르지 않다. 장애인위원회, TV위원회 등만 자체적으로 회의를 진행했을 뿐 의무, 홍보, 마케팅, 재무, 여성, 대학 등의 분과위원회 활동은 거의 전무한 상태다.

위원회 활동이 미미한 이유는 WTF가 위원회 구성에만 신경을 썼을 뿐 정작 활동여부에 대해서는 관심이 부족하고, 각 분과위에서 담당해야 할 역할분담이 명확치 않기 때문이다.

분과위원회 활동의 미약함은 국기원과 대한태권도협회(KTA)의 경우도 예외가 아니다. 국기원과 KTA도 명칭은 다르지만 WTF의 분과위원회와 유사한 성격을 지닌 기술전문위원회가 존재한다.

국기원은 12개 분과위원회에 총 175명(의장, 부의장, 간사 포함), KTA는 18개 분과위원회에 총 222명(의장, 부의장 포함)으로 위원회를 구성해 놓았다. 하지만 WTF와 마찬가지로 국기원과 KTA 모두 위원회 활동은 일부 분과위원회를 제외하고는 미미한 상태다.

각 분과위원회가 실질적인 활동과 역할을 담당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위원장을 비롯한 위원들의 활동을 독려하는 한편 활동여부를 지속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일부의 경우 위원회 활동은 하지 않으면서 위원직을 대단한 감투로 알고 경력사항에 포함시키고 있으며, 자신의 태권도장 홍보용으로 활용하는 등 위원이라는 직책이 오용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태권도 3대 기구가 선심을 쓰듯 위원들을 선임하고 있다며, 유명무실한 일부 분과위원회를 폐지하는 한편 위원 수도 대폭 줄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태권도 3대 기구는 위원회가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을 담당하고, 어떤 업무를 수행할 것인지, 내실화에 더한층 관심을 기울여야 할 시점이다.

김홍철 기자 wtkd@par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