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아프리카 태권도 인구가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

6·25 전쟁 당시 아프리카에서 유일하게 군대를 파견했던 에티오피아에도 태권도 인구가 늘어나고 있다.

2003년부터 에티오피아 대표팀 코치로 활동하고 있는 박노칠 사범은 매일 2시간씩 에티오피아 국방부에서 태권도를 가르치며 한국을 알리는 데 앞장서고 있다.

최근 에티오피아의 수도 아디스아바바에서 갑자기 소요사태가 발생하는 바람에 대표팀 선발전이 중단됐지만, 춘천시의 협조로 지난해 선수 1명으로 춘천국제태권도대회에 참가하기도 했다.

박 코치는 “현재 아디스아바바에는 18개 태권도장이 있고, 3000여 명의 에티오피아 젊은이들이 태권도를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유럽과 아프리카의 가교 역할을 하고 있는 튀니지에도 태권도 바람이 불어 현지인들이 태권도장을 찾고 있다.

셀마 튀니지 영어교사는 “한국을 알기 전에 태권도를 먼저 알았다”며 태권도가 민간외교로 큰 힘을 발휘하고 있다고 밝혔다.

튀니지의 한 태권도장에서는 우렁찬 기합소리가 끊이질 않는다. 평소에는 500여 명의 소년, 소녀들이 태권도를 수련하고 있다.

10년 전부터 이 곳에서 태권도 전도사 역할을 하고 있는 임봉석 사범은 튀니지대표팀 코치로 활동 중이다. 그는 “튀니지에서 현지인들의 태권도 발전을 위해서 봉사한다는 마음가짐으로 훈련을 가르치고 있다”고 말했다.

태권도 바람으로 우리나라의 과학기술과 전기통신, 한국어를 배우려는 학생들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튀니지 국립마누바대학 한국어과에 등록한 학생은 200명이 넘는다. 한국의 문화상징인 태권도가 아프리카 땅에 우리 문화를 심는 소중한 씨앗이 되고 있는 것이다.

아프리카 태권도 열풍이 이 뿐만이 아니다.

수단 국립경찰대학 학생들은 지난 6월 한국을 찾아와 태권도를 배우고 싶다고 요청했고, 지난달 14일에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서 제1회 남부아프리카태권도연맹(COSATA)선수권대회가 열렸다.

이 대회는 비록 세계태권도연맹의 승인을 받은 대회가 아니지만, 남부 아프리카 지역 최초의 국제태권도대회로 앙골라, 보츠와나, 모리셔스, 나미비아, 말라위, 잠비아 등 10개국이 경쟁 부문에 참가했고, 콩고민주공화국과 가봉이 초청국 자격으로 참가했다.

LG전자는 나이지리아에서 스포츠 마케팅을 통해 브랜드 위상을 높이기 위해 태권도 대회를 후원하고 있다. LG전자가 한국을 대표하는 태권도로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와 한국 알리기에 나선 것이다.

현재 세계태권도연맹에 가입한 아프리카 나라는 40개국. 세계태권도연맹 총재 취임 당시 “저개발국가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공언한 조정원 총재는 “일본은 유도를 세계화하기 위해 기업과 정부가 앞 다퉈 지원하는데, 정부와 기업이 태권도 도복이나 장비, 도장 지원 요청을 제대로 들어주지 못해 안타깝다”고 했다.

그는 “아프리카 같은 경우, 도장 한곳 세우는데 1만 달러면 충분한데, 거기서 얻는 가시적인 효과만 해도 엄청나다”며 정부와 기업의 관심과 지원을 기대했다.

과거 ‘미지의 나라’ ‘태권도의 불모지’였던 아프리카가 이젠 ‘태권도 저변확대의 최적지’로 떠오르고 있다. 아프리카 태권도 보급과 발전을 위해 정부와 기업, 태권도 기관들은 지원과 후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서성원 기자  wtkd@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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