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부터 4일까지 무주에서 열렸던 ‘세계태권도한마당 2006(이하 태권도한마당)’에 대해 본지는 지난 호(11월 13일자 522호)에서 경연규칙, 대회운영 등에 허점이 발견돼 시급히 개선책이 필요하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한 보강취재 결과 경연규칙, 대회운영 등의 허점은 다름 아닌 국기원이 대회 관련 업무를 분담하는 준비과정에서부터 발생하게 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태권도한마당의 문제점으로 지적된 대회운영의 전반적인 사항들은 국기원 기획조정실에서 담당했다. 대회운영을 기획조정실이 담당하게 된 이유는 국기원 기술전문위원회 내 해당 분과위원회의 활동이 사실상 전무에 가까운 상태였기 때문이다.

국기원에는 12개 분과로 나뉘어져 있는 기술전문위원회가 존재하고, 이중 경기분과위원회(14명)와 심판분과위원회(14명)는 국기원이 주관하는 유일한 대회 성격인 태권도한마당을 위해 존재하는 분과라 할 수 있다.

따라서 경기분과위원회, 심판분과위원회 등이 태권도한마당 대회운영에 주도적으로 나서야 하지만 상근부서가 아니라는 이유로 평소 활동이 미미했던 상태. 두 분과위원회의 활동이 이렇다 보니 정작 대회운영에서도 실질적인 활동을 펼 형편이 되지 못했다.

국기원 규정집의 기술전문위원회에 관한 규정에는 경기분과위원회와 심판분과위원회는 정기회의를 월 1회 소집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위원장이 필요하다고 인정할 경우 소집할 수 있다고 명기돼 있다. 그러나 지난 3월 16일 기술전문위원회 위촉식 이후 경기분과위원회와 심판분과위원회의 위원들은 태권도한마당 이전까지 단 한 번의 분과별 회의조차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기획조정실이 경연규칙, 대회운영 등을 모두 담당할 수밖에 없었다. 개회식을 비롯해 참가자들의 ID카드발급, 등록, 의전, 참가자들의 숙식문제 등 태권도한마당의 총괄적인 사항들을 준비해야 했던 기획조정실은 업무중첩으로 정작 대회운영에 대해서는 관심이 소홀해질 수밖에 없었다.

국기원이 경기단체가 아니기 때문에 경기부, 심판부를 평소 상설 조직으로 두기는 어렵겠지만 태권도한마당의 성공적으로 개최하기 위해서는 현장의 대회운영본부에 두 조직을 활성화시켜 해당 업무를 관장케 하는 것이 문제의 발생소지를 최소화하는 방법이었다.

태권도한마당이 국기원의 가장 중요한 행사인 만큼 기획조정실에 떠넘기기보다는 국기원 내 각 부서에서 필요한 인력을 뽑아 임시로 태스크포스 팀을 구성, 운영하는 것도 고려할만 했다.

국기원은 태권도한마당이 열리기 이틀 전인 지난달 30일과 31일 무주 예체문화관에서 40명의 국기원 국제심판들을 대상으로 보수교육을 실시했다. 하지만 일부 심판들은 경연장에서 경연 도중 서로 상의한 후 점수를 표출하기도 했고, 신기술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의견을 조율하는 등 경연규칙을 충분히 숙지하지 못한 모습들을 보였다.

국제심판 교육도 일회성 보수교육에 그칠 것이 아니라 평소 성실한 교육 프로그램을 실시해 심판들의 자질향상에 관심을 기울여야한다는 지적이다. 태권도한마당의 입상 성적은 태권도학과 입시에도 일정 부분 반영되기 때문에 공정한 판정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김홍철 기자  wtkd@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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