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한인태권도사범들이 기부를 통한 아름다운 선행을 펼쳐 쌀쌀해지는 날씨로 마음까지 추워지는 겨울을 훈훈하게 만들고 있다.

지난 3일 무주 티롤 호텔에서 열린 해외 한인사범 수기공모 시상식에서 수상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오른쪽부터 세 번째가 미국 박연환 사범, 일곱 번째가 독일 박수남 사범.

태권도진흥재단(이사장 이대순)은 지난 17일 진흥재단과 국기원이 공동주최한 해외 한인태권도사범 수기공모에서 장려상을 수상한 박연환 사범(미국)이 상금 100만원(세금 공제 후 금액 725,000원) 전액을 태권도공원 조성기금으로 기부해왔다고 밝혔다.

박연환 사범.

박 사범은 입상 시상금 전액을 기부하면서 “얼마 안 되는 돈일지 몰라도 세계태권도인들 모두가 염원하는 무주 태권도공원이 성공리에 조성될 수 있도록 기원하는 의미에서 기부하게 됐다”며 “앞으로도 태권도의 진흥과 발전은 물론 종주국의 위상을 드높이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박 사범은 6.25전쟁이 한창이던 1952년 6월 29일 전라북도 정읍시 감곡면에서 빈농의 둘째아들로 태어나 형과 아버지의 권유로 태권도를 시작했다. 1970년 ‘태인종고’재학시절 전국 고등부선수권대회 우승으로 태권도 유망주로 각광받았으며, 고려대학교 사학과에 진학 후 태권도부에서 활동하면서 피나는 노력으로 전국 신인선수권대회 우승을 차지했고, 1975년 대학연맹 단체전 우승으로 고려대를 태권도 명문교로 명성을 떨치게 했다.

1978년 아프리카 레소토왕국에서 정부파견 태권도사범으로 활동했고, 1980년 형 박연희 사범의 권유로 뉴욕에 태권도장을 개설했다. 각고의 노력으로 1983년 전미태권도연맹 코치가 된 박 사범은 88서울올림픽 시범경기에서 미국 여자태권도대표팀을 세계 1위, 남자팀을 세계 2위로 이끌어 미국 태권도계를 놀라게 하였으며 미국 전역에 태권도가 보급ㆍ확산되는 데 크게 기여했다.

현재 박 사범은 ‘US태권도’도장을 운영하면서 미국‘대 뉴욕지부 태권도협회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또 한국 태권도사범들의 미국진출을 도와주고 지역사회에 봉사하며 미국태권도 사범과 한국태권도 사범들 간의 화합과 융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세계태권도연맹 부총재 박수남.

한편 수기공모에서 우수상을 수상한 독일의 박수남 사범도 상금 전액인 5백만 원을 자신의 모교인 건국대학교 태권도 동아리에 기부했다.

현재 세계태권도연맹 부총재 겸 영국태권도협회 회장직을 수행하며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박 사범은“모교인 건국대는 태권도학과가 없어 태권도에 대한 관심이 부족한데도 태권도 동아리가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며“비록 동아리지만 태권도에 대한 학생들의 열정은 다른 대학 태권도전공 학생들에 못지않아 활동에 보탬이 되라고 기부했다”고 밝혔다.

한편 태권도진흥재단은 이번 세계 한인태권도사범 수기 공모 입선작들을 책자로 엮어 다음 달 말 출간할 예정이다. 입선작들이 출간되면 책자를 세계태권도연맹(WTF) 182개 회원국을 비롯한 국내외 태권도 단체, 해외 각국 주재 대사관, 도서관, 정부기관 등에 배포해 태권도인들의 활동상을 널리 알릴 계획이다.

김홍철 기자  wtkd@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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