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현지시각) 러시아 첼랴빈스크 트락토르 아레나서 막을 내린 2015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서 한국 남자 팀이 이란에 우승을 내주었다. 우승만 내준 것이 아니라 역사상 가장 저조한 성적인 종합 4위로 밀려났다.

러시아 첼랴빈스크 파견 국가대표선수단 해단식 장면.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자 남자 -54kg급서 김태훈이 세계선수권 2연패와 함께 우승, 그리고 -68kg급서 신동윤이 3위에 오르며 금 1, 동 1개로 종합점수 40점을 획득, 이란, 러시아, 우즈벡키스탄에 이어 종합 4위에 오르는 저조한 성적을 거두었다.

성적과 함께 남녀 공히 성적 분포에 대해서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여자부의 경우 3명의 선수가 금메달을 땄지만 은메달과 동메달이 전무하다. 남자부의 경우 금 1개와 동 1개로 입상권 분포도 역시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한국 남자부 성적이 대회 하루를 앞두고 90%이상 3위권 밖으로 밀려날 것이 확정되자 진단이 뒤따르기 시작했다.

국내 태권도 전문지에서 제기되었던 시도협회 전무이사 감독 선임 관례에 대한 비판이 다시 제기되었고, 전혀 실효성이 없는 대한태권도협회(KTA) 전력분석관 선임까지 종주국 태권도의 정체와 답보에 대한 질타가 뒤따랐다.

여기에 영국 GB팀의 선수 육성과 훈련, 현장 정보분석 시스템과 스태프 구성의 체계적 운영이 비교되며 한국은 더욱 초라해졌다.

특히, 전력분석의 경우 항상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대한태권도협회(KTA) 개념 부재 탓이 크다.

이미 수년전부터 시작된 국제경기력 평준화 현상은 한국 팀에게 보다 체계화된 경기력 향상 방안을 요구했다.

해외 주요 선수 및 신흥 경기력 강국으로 떠오르는 팀들에 대한 사전 정보수집과 분석, 그리고 이에 따른 훈련 대책 등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았고, 전력분석관의 선임 역시 보다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그러나, 매 국제대회가 다가오면 전력분석관의 선임은 체계적인 메뉴열과 전문 전력분석 요원의 양성이라는 합리적 선택보다는 인맥챙기기식으로 진행되었다.

오죽하면 KTA서도 전력분석관 보고서를 민망해서 보여주기 어렵다는 자조의 목소리가 나오지만 이 역시 KTA가 방치한 결과로 누워서 침 뱉기 수준이다.

가능한 대안으로 현재 경기력향상위원회에는 젊은 지도자들이 상당수 포함되어 있다. 또한 대한체육회 예산 지원으로 국가대표 후보선수단 전임지도자도 선임되어 있다. 은퇴한 지 얼마 되지 않은 국제대회 출전 경험이 쌓인 젊은 인재들도 전력분석관 대상으로 고려해 볼 수 있다.

이들에게 기회를 주어 구체적인 임무를 설정하고, 소속 팀 선수의 구애없이 한국 태권도 경기력 향상을 위해 힘 쓸 기회를 주며, 또한 가까운 미래에 자신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직접 대표 팀을 지도하는 선순환의 시스템을 마련해 볼 수도 있다.

우물 안 개구리, 아니 인맥 안 개구리나 관례에 묶인 개구리 수준으로는 더 멀리 뛸 수도 없고, 늘 제자리걸음을 할 수 밖에 없는 종주국의 처지를 이번 세계선수권서 다시 한 번 확인했다.

여론의 비판에 그 순간만 넘긴다고 해결되지 않는다. 한국 팀 경기력 향상을 위한 전력분석관 운영의 개선이 필요하고, 이를 태릉선수촌에서도 적시에 활용하고 훈련에 반영할 수 있는 전방위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양택진 기자>

양택진 기자  tkd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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