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 국가대표, 그것도 한국에서 태권도 국가대표가 된다는 것은 도끼를 갈아 바늘을 만드는 것처럼 어렵다.
국가대표 선수선발 최종평가전 마지막까지 이르러서야 비로소 도복에 달 수 있는 태극마크는 그만큼 값지다.
그리고, 태극마크를 달고 태릉선수촌으로 향하는 대표 선수들 뒤에는 짧게는 수년에서, 길게는 십 수 년 간 음으로, 양으로 마음을 졸이며 이들을 뒷바라지 해 온 이들이 있다.
부모라 불리는 아버지, 그리고 어머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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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자 -87kg급 국가대표 이승환 가족. | ||
그런데, 지난 6일 태릉선수촌 개촌 이후 전 종목을 통틀어 처음으로 국가대표 선수들의 부모를 초청, 훈련장을 개방하는 뜻 깊은 행사가 선수촌 내 태권도 훈련장서 열렸다.
이날 도복을 단정히 입은 2015 국가대표 1,2진 선수들은 부모가 보는 앞에서 늘 그렇듯 굵은 땀을 흘리며 훈련을 실시했고, 훈련장 한편에서는 20여 명이 넘는 부모들이 자식들의 훈련을 말없이 지켜봤다.
이번 행사는 국가대표 강화훈련단의 제안과 대한태권도협회(KTA)의 적극적인 협조로 마련되었다.
이번 행사에 대해 박종만 총감독은 “그동안 물심양면으로 뒷바라지 해 온 부모님들이 막상 자식이 태릉선수촌에 들어갔어도 얼마나 걱정이 많겠나? 부모님들께 자녀가 잘 훈련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드리고, 선수들 역시 큰 동기부여가 될 것이라고 생각해 이번 자리를 마련했다. 자식들을 잘 키워서 국가대표까지 만들어 낸 부모님들께 좋은 자리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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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릉선수촌을 찾은 선수 부모들이 국가대표 자녀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장면. | ||
김 회장은 “회장으로서 너무 늦게 선수촌을 찾아 미안하다. 우리 부모님들, 이렇게 자녀들의 훈련하는 모습을 보기 위해 와주셔서 감사드린다. 5월 러시아 첼랴빈스키 세계선수권대회는 매우 중요하다. 그리고 이어지는 그랑프리 대회 등 리우올림픽까지 우리 모두 매진해야 한다. 밖에서는 이번 세계선수권대회 성적에 걱정들을 많이 한다고 들었다. 그러나 지금 와서 이렇게 우리 선수들의 면면을 보니 좋은 결과가 있으리라 확신한다. 총감독을 비롯해 5명의 코치들이 한 마음으로 훈련하길 당부하고, 우리 선수들 마지막까지 몸 관리 잘하길 부탁드린다. 협회가 할 수 있는 모든 지원을 하겠다”며 격려했다.
이어 선수 대표로 남자 -80kg급 대표 1진 김봉수가 선수들의 이름이 담긴 도복을 김 회장에게 선물했고, 김 회장 역시 격려금을 전달했다.
훈련이 끝난 후에는 훈련장 내에서 선수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으며 이야기꽃을 피운 뒤, KTA와 국가대표 강화훈련단이 마련한 장소로 이동해 회식을 가졌다.
회식자리서 KTA 성재준 전무이사는 “늦게나마 부모님들을 모시고 이런 자리를 마련하게 되었다. 죄송하고, 감사하다. 대표 선수들을 길러주신 부모님들께 협회 임직원, 지도자들을 대신해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건의사항이 있으면 허심탄회하게 말씀해주시길 바란다”며 일일이 선수부모들을 찾아다니며 담소를 나누었다.
이날 선수촌을 찾은 남자 -58kg급 대표 1진 조강민의 아버지 조용수 씨는 “고등학교 때도 경기장만 가봤을 뿐 훈련하는 모습은 한 번도 보지 못했는데 이렇게 태릉선수촌에 직접 와서 훈련하는 모습을 보니 감회가 남다르다. 부모들이야 늘 자식의 부상과 체중감량 때문에 애를 태우는데 이렇게 우리를 초청해 준 것에 대해 너무 잘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지난해 아시안게임서는 출전체급에서 제외되어 아쉬움이 컸지만 세계선수권대회서 최선을 다해주리라 믿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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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릉선수촌 훈련에 잘 적응하고 있는지 못내 걱정이 되는 아버지와 딸 임금별(여자 -53kg급) | ||
아버지, 어머니의 기대와 걱정을 짊어진 세계선수권대회 출전 국가대표 남녀 16명의 선수들은 내달 4일 전지훈련을 겸해 러시아 첼랴빈스크로 향한다.
<양택진 기자>
양택진 기자 tkd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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