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태권도연맹(WTF)이 지난 14일 2016년 브라질 리우올림픽을 비롯해 오는 5월 세계선수권대회 등 2015-2016년 주요대회 사용 전자호구 패키지를 각 국가협회에 공지했다.

리우올림픽은 런던올림픽에 이어 스위스타이밍의 낙점으로 대도 전자호구 사용이 결정되었고, 오는 5월 러시아 첼라빈스키 세계선수권대회 역시 대도 전자호구가 선택되었다.

세계태권도연맹(WORLD TAEKWONDO FEDERATION)

여기에 지난 11일부터 이틀간 2015-2016년 주요대회 전자호구 패키지를 결정한 WTF 기술위원회 회의에 하루 앞서 WTF 마케팅부서 WTF 공인업체 계약 내용이 담긴 문서가 전자호구 공인업체 중 한 곳인 대도에만 유출되는 사건이 터져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WTF 공인 10개 품목, 16개 공인업체의 공인비 납부 내용, 그리고 스폰서십 내용 등이 담긴 이 문서가 유출되자 대도 박찬욱 대표는 경쟁사인 아디다스-KP&P와 WTF의 공인계약 내용과 공인비 납부 지연과 해명을 요구하며, 터키 기술위원회 현지와 WTF 본부로 강하게 항의했다.

WTF는 문서 유출과 전자호구 선정이 무관하다고 밝혔지만 당초 세계선수권대회 전자호구 선정과 관련해 전자호구 기술발전을 위한 경쟁 등 정책적 판단을 강조했던 바와는 달리 기술위원회서는 세계선수권대회 사용 전자호구로 대도를 선택하며 내부 결정을 뒤집었다. 당연히 의혹이 불거졌다.

도쿄장애인올림픽 패럴림픽 정식종목 채택과 5월 첼라빈스키 세계선수권 국제태권도연맹(ITF) 시범단 초청 등 굵직한 이벤트를 성사시킨 조 총재가 전자호구 선정과 관련해서는 유독, 그리고 지난 2012년 런던올림픽 전자호구 선정에 이어 반복적으로 옹색한 태도로 일관하고, 올림픽 타임키퍼 업체인 스위스타이밍에 끌려 다니는 이유는 무엇일까?

조 총재는 지난 2007년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IOC 위원 자격 신청서류를 제출한 후 꾸준히 이에 도전해오고 있다.

현재 IOC 위원 정원은 115명. 개인 자격 70명을 포함해 국제경기단체(IF) 대표 15명, 국가올림픽위원회(NOC) 대표 15명, 선수위원 15명 등으로 구성돼 있다.

조 총재가 희망하고 있는 국제경기단체 몫의 IOC 위원 자리는 현재 다섯 자리가 비어있다. 특히 경기단체 대표로 IOC 위원에 피선되면 70세 정년과 상관없이 WTF 총재 임기까지 IOC 위원직을 수행할 수 있다.

동경 패럴림픽 태권도 정식종목 채택, IOC 토마스 바흐 위원장이 꾸준히 밀어붙인 ITF와의 관계 개선 등은 조 총재에게 IOC 위원을 향한 호재다. 여기에 문대성 IOC 선수위원의 임기는 내년이면 끝나고, 이건희 IOC 위원은 현재 병석에 있다. IOC 위원을 두고 국내 강력한 경쟁자였던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장녀 조현아씨의 ‘땅콩회항’ 사건이라는 국제적 망신과 함께 유력 후보에서 밀려나는 모양새다.

공정하고 투명한 전자호구 기술발전을 위한 IF 내부 절차가 무력화되어도 수수방관하고, 스위스타이밍을 상대로 국제경기단체의 초라함을 자초하고, 그리고 내부기밀이 민감한 시기에 이해당사자 일방에게 유출되는 사고가 터져도 이를 바로잡을 의지 없이 쉬쉬하는 까닭이 바로 목전에 다다른 듯 보이는 IOC 위원 피선이라는 꿈에 눈이 가려져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양택진 기자>

양택진 기자  tkd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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