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31일 정의화 국회의장으로부터 사직권고를 받은 대한태권도협회(KTA) 김태환 회장이 자신의 거취에 대한 재신임 성격의 가부를 묻기 위한 긴급 대의원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시도협회 및 연맹체 대의원 19명(세종시협회, 중고연맹, 대학연맹 불참)은 ‘불신임할 의사가 없다’는 수준의 의사를 밝혔으나, 지난 주 김 회장 및 측근들이 KTA 대의원 및 전무이사들에게 지지성명서 사인을 받아 발표하려다 무산된 바가 있어 급조된 이번 긴급간담회가 김 회장의 동아줄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태환 회장이 긴급 대의원 간담회서 잦은 전무이사 교체 파동과 시민단체 퇴진운동에 대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날 김 회장은 잦은 전무이사 교체에 대한 비판 여론과 시민단체의 퇴진 운동에 대해 섭섭함을 강하게 토로했다.

특히 전무이사 교체 파동과 관련해 “2013년 2월 5일 제26대 회장에 당선되었다. 내가 잘했다는 것 아니다. 도의적 책임 있다. 그러나 전무가 여러 번 바뀐 것이 내 잘못이라고 하면 나도 억울하다. 김철오 부회장이 전무이사 직무대행을 그만 두게 된 것에 대해 해임이라며 가처분 신청도 하고 본안소송도 했더라. 어떻게 하루아침에 나에게 이렇게 등을 돌릴 수 있나. 내가 해임한 것이 아니라 상급 기관에서 안된다고 하는데 어떻게 하냐. 억울하면 부회장 그만두고 소송을 하든가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일부 시민단체의 퇴진 운동에 대해서는 “내가 여의도 ‘똥개’냐? 회장이 코너에 몰리고 있는데 우리 대의원들이 남의 집 보듯 하고 있다. 시민단체가 옳으면 나를 해임해 달라. 왜 시민단체가 나를 나가라고 하냐. 대의원들이 판단하셔서 관두라 하면 관둘 것이다. 절대 미련없다”고 강하게 토로했다.

이어 이날 오후 국회 본회의서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 인준안 표결 예정이 잡혀 있어 김 회장이 자리를 뜬 후 남은 19명의 대의원들이 간담회를 이어갔다.

이 자리서 일부 대의원들이 지난 주 준비되었던 지지성명서를 언급했으나 또 다른 일부 대의원들이 지지성명서에 대한 부적절성을 언급하며 제동을 걸었고, KTA 정관에 따라 불신임 여부에 대한 결정만을 의사표명키로 의견이 모아졌다.

이와 관련 KTA는 이날 오후 ‘전국 시도 태권도협회 및 연맹 대의원들이 김태환 회장 지지의사 밝혔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4년 임기 중 절반을 막 넘어선 김 회장이 과연 이번 대의원 긴급 간담회 결과를 통해 거취 문제에 힘을 얻을 수 있을지, 사무국 내홍과 전무이사 교체 파동, 그리고 국회의원 겸직금지에 의한 사직권고에 따른 비판 여론과 정국에 밀려 퇴진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양택진 기자>

양택진 기자  tkd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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