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태권도협회(KTA) 김태환 회장이 임기 2년 여 만에 네 번째 남자로 성재준 전 사무국장을 새 전무이사로 선택했다.

KTA는 오는 16일 여의도서 예·결산이사회를 개최, 성 전 국장을 보선이사로 선임한 후 내정자 신분에서 전무이사로 선임을 마칠 계획이다.

성 내정자의 전무이사 선임은 긍정적인 측면에서 KTA의 안정화를 꾀한다는 측면과 올해 기술전문위원회 의장으로 내락된 윤웅석 부회장과 호흡을 맞춰 안팎을 아우른다는 의미로 읽힐 수 있다.

특히 오랜 기간 KTA 사무국장으로 재직하며 양진방 전 사무총장, 김무천 현 사무국장 등과 큰 잡음 없이 손발을 맞춰와 그동안 신임전무이사들과 내홍을 겪었던 사무국도 일부 진정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대부분의 시도협회 역시 대단히 환영하는 분위기는 아니지만 특별이 다리를 걸 가능성도 없어 보인다.

그러나 성 전무이사 선임에 비추어 전무이사 역할론에 큰 기대가 모아지는 것도 역시 아니다.

우선, 김 회장부터 새 전무이사 선임을 고심하면서 주변으로부터 성 내정자에 대해 업무능력은 큰 점수를 주기 어렵다는 것을 이미 들었다고 밝힌 바 있다. 시도협회와 경기현장 등 야전은 윤웅석 부회장에게 맡기고, 행정 등 내치는 사무국 주도로 간다는 구도로 전망된다.

특히, 자신의 임기가 언제까지 보장될지 장담할 수 없는 김 회장 입장에서 내심 실업연맹 김태일 회장을 내세우고 싶을 수도 있지만 이 역시 안팎의 반발 가능성이 충분해 최대한 큰 소리가 나지 않는 소극적인 인사를 했다는 평가다.

크게 반대하는 곳도 없지만 크게 환영하는 곳도 없는 인선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문제는 전무이사의 역할이다.

전무이사는 KTA의 실질적인 리더 역할을 한다. 과거를 돌아보며 미래를 통찰하고, 중앙협회와 시도협회의 복잡다난한 정세와 정부, 국기원, 세계태권도연맹, 그리고 태권도진흥재단 등  각 기관들과의 서늘한 관계속에서 종주국 협회의 정책방향을 잡아내야 한다.

그리고 내외를 아우르는 소통, 그리고 바른 정책을 관철시키기 위해 때로는 상대와 날카로운 각을 세우며 동시에 이해관계의 조율 능력도 필요하다. 

성 내정자의 선임이 큰 무리는 없겠지만 큰 기대를 하기 어려운 고민의 지점이 바로 여기에 있고, 그의 선임이 KTA 안정화의 묘수인지 혹은 궁여지책의 얼굴마담인지 평가가 분분한 이유다.

<양택진 기자>

양택진 기자  tkd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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