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5회 전국체육대회 태권도 2분 3회전 경기를 관철시키려던 대한태권도협회(KTA) 김철오 전무이사 직무대행의 주장이 각 팀 감독인 시도협회 전무이사들의 반대에 닥쳐 무산되었다.

전무대행 꼬리표를 아직 떼지 못 한 김 전무 대행의 시도협회 조율 및 관계 개선 태도에도 문제가 있지만, KTA 사무국과 기술전문위원회의 미온적인 태도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김 전무대행(왼쪽에서 2번째)이 전국체전 대표자회의서 2분 3회전 경기를 설득하고 있다.

김 전무 대행은 이미 지난 7월 이후 국내 주요경기 2분 3회전 의지를 비췄다.

이유는 세계태권도연맹(WTF) 겨루기 경기규칙에 의해 해외의 경우 대부분 2분 3회전 경기를 하고 있고, 국제경기 역시 2분 3회전으로 치러지는 만큼 경기력향상 차원에서 국내 선수들 체력강화가 시급하다는 것이다.

특히, 맨체스터서 열린 그랑프리시리즈Ⅲ에 한국 팀을 이끌고 귀국해 곧바로 전국체전이 대표자회의에 참석한 김 전무 대행에게 2분 3회전 경기의 본격 실시는 대의와 명분에서 당연한 주장이었다.

이에 반해 각 시도협회는 왜 갑자기 2분 3회전을 밀어붙이느냐는 주장이다. 전국체전에 참가하는 선수 대부분이 1분 30초 3회전을 기준으로 훈련했다는 것이다.

대표자회의서 시도협회 전무이사 회장을 맡고 있는 충북협회 지민규 전무이사는 “국가대표선발전도 아닌데 1분 30초로 하자”로 즉각 반발했다.

이에 김 전무 대행은 “우리 한국 선수들 경기운영과 체력에 문제가 많다. 그런데 계속 1분 30초 경기를 하면 한 경기당 총 1분 30초가 줄어들어 해외선수들과 경쟁이 되지 않는다. 편의 위주보다는 이제 비정상을 정상으로 돌려놓을 필요가 있다. 그래서 올해는 16강까지는 1분 30초를 하고, 8강부터는 2분 3회전을 정상적으로 하자는 것이다”라고 설득했다.

그러나 여기에 대해 전남협회 박경완 전무이사가 “사전에 가령, 94회 전국체전 때 이걸 발표했다면 문제가 아닌데, 전국체전도 아닌 시도대항전 대표자회의서 갑자기 이렇게 하는 것은 아니다. 내년부터 2분 3회전을 하든가 해야한다”고 재반박했다.

결국 시도협회는 2분 3회전의 명분은 부정하지 못하지만 관례적으로 해왔던 1분 30초 경기를 전국체전 대표자회의서 들고 나오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주장을, 김 전무 대행은 충분히 시간을 두고 공지를 했어야 한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피할 수 없는 당위라는 주장으로 대립각을 세웠고, 힘에서 앞선 시도협회의 주장이 관철되었다.

대표자회의에 시도협회 감독으로 참석한 전무이사들.

엘리트 선수가 소속 팀을 대표하고, 시도를 대표하고, 국가를 대표하는 자연스러운 확장 과정은 국내 체전 개최의 주요 취지이기도 하다.

더욱이 수년간 반복되는 한국의 국제경기력 저하에 대한 지적은 내년 국내랭킹제 도입이라는 피할 수 없는 대세로도 다가왔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

당위와 명분에서 앞선 태권도 2분 3회전 경기가 무산되는 과정은 김 전무 대행에게는 숙려된 행정의 필요성을, 미온적인 태도로 일관하는 사무국과 기전위에게는 소극적 태도에 대한 질책과 변화의 필요성을, 그리고 취지를 알면서도 정세적인 이유와 관례, 그리고 편의를 위해 힘으로 반발한 시도협회에는 이해관계를 배제한 국내 태권도 근간으로서의 성숙한 자세의 필요성을 요구하고 있다.

<양택진 기자>

양택진 기자  tkd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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