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료 1초를 남겨두고 터져 나온 이대훈의 각본없는 역전 왼발 머리 공격이 한국 팀의 노골드를 막아냈다.
한국 팀은 이대훈의 천금같은 금메달로 맨체스터의 악몽을 겨우 틀어막았고, 이아름의 동메달을 보태며 금 1, 동 2개로 그랑프리시리즈Ⅲ을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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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대훈(왼쪽)이 남자 -68kg급 결승 3회전 1초를 남기고 역전의 왼발 앞돌려차기 머리 공격을 성공시키고 있다. | ||
대회 첫날 이인종의 동메달, 이틀째 전원 메달권 진입 실패로 꽁꽁 얼어붙었던 한국 팀의 마지막 희망은 역시 이대훈이 지켜냈다.
이대훈이 출전한 남자 -68kg급은 랭킹 2위 이란의 베흐남 아스바히칸가흐, 3위 터키의 세르벳 타제굴, 4위 러시아의 알렉세이 데니센코브, 5위 멕시코의 아벨 멘도자, 6위 스페인의 호엘 곤잘레즈 보니야, 7위 캐나다의 막심 포트빈, 8위 이란의 모하마드 바게리가 전원 출전한 가운데 대회 시작 전부터 초미의 관심 체급으로 떠올랐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자 중국이 후앙 지아난과 벨기에의 자우드 아챱이 복병으로 떠오르며 이변이 이어졌다.
랭킹 1위 이대훈은 16강전서 김훈을 상대로 4대 3으로 승리하며 8강에 진출했다. 이어 8강전서는 포르투갈의 마리오 실바를 16대 7로 꺾고 준결승에 진출했다.
이대훈의 준결승 상대는 중국의 후앙 지아난.
이대훈은 후앙 지아난을 상대로 쉴 틈 없는 앞발을 뿜어내며 상대의 기세를 완전히 꺾으며 차근차근 몸통을 공략, 3회전 종료 수초 전 머리 공격을 허용했지만 큰 무리없이 9대 5로 결승에 진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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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대훈(왼쪽)이 짜릿한 역전 승부를 일구어 낸 후 환호하고 있는 장면. | ||
자우드 아챱은 8강전서 이란의 베흐남 아스바히칸가흐를 연장접전 끝에 제압, 준결승서는 미국의 마크 로페즈마저 12대 5로 누르고 결승에 진출하는 이변을 낳았다.
결승전은 그야말로 숨 막히는 일전이었다.
이대훈은 1회전 시작과 동시에 상대의 기습적인 왼발 머리 돌려차기에 득점을 허용, 이어 몸통 득점을 연이어 내어주며 수세에 몰렸다.
1회전을 7대 2로 리드를 내준 이대훈은 3회전 중반까지 3-4점 차의 점수차를 역전해 내지 못하며 금메달을 내어주는 듯 했다.
그러나 이대훈의 진가는 3회전 중반 이후 드러났다.
이대훈은 14대 12로 뒤진 상황에서 역전을 바라는 한국 팀의 머리 공격 주문에 아랑곳없이 자신의 페이스를 잃지 않고 끝까지 상대의 옆구리를 공략하며 기회를 엿봤다.
그리고 이대로 한국 팀의 노골드가 확정될 듯 보였던 경기 종반, 종료 1초전 상대의 왼발 몸통공격을 오른손으로 강하게 막아내며 벼락같은 왼발 머리 공격을 뿜어냈다. 회심의 일격은 상대의 안면을 그대로 강타, 15대 14로 역전과 함께 맨체스터 센트럴 컨벤션 콤플렉스를 열광의 도가니로 만들며 1위를 확정지었다.
이대훈은 지난 7월 쑤저우 그랑프리시리즈Ⅰ 우승에 이어 이번에는 한국 팀의 노골드를 막아내며 한국 팀 최후의 보루 역할을 증명했다.
여자 -57kg급에 출전한 이아름은 준결승전서 그랑프리의 히로인 스페인의 에바 칼보 고메즈에게 선전했으나 석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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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랑프리 첫 출전, 이 대회 히로인 스페인의 에바 칼보 고메즈와 준결승전을 펼치고 있는 이아름(왼쪽) | ||
같은 체급에 출전한 김소희는 그랑프리대회서 1승 1패를 주고받은 런던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영국의 제이드 존스와 8강서 격돌, 상대의 기세를 극복하지 못하고 11대 4로 패했다.
한편, 여자 -57kg급서는 스페인의 에바 칼보 고메즈가 그랑프리대회 결승전서만 3번째 만난 영국의 제이드 존스를 상대로 4번째 우승을 독식해내며 무패행진을 이어갔다.
영국의 제이드 존스는 3회전 에바 칼보 고메즈에게 4대 1로 리드를 내어주던 중 회심의 머리 공격을 성공하며 연장전에 돌입, 첫 설욕의 의지를 불태웠지만 또 다시 상대의 까다로운 방어와 회피동작을 극복하지 못하고 허무한 몸통 득점을 내어주며 우승을 내주었다.
이대훈의 역전 왼발이 맨체스터 메달 혹한에 시달린 한국 팀을 구해냈지만, 한국 팀은 향후 대표 팀 선발 및 관리, 리우올림픽 대비 국제대회 출전에 또 다시 반복되는 숙제를 남겼다.
<맨체스터=양택진 기자>
맨체스터=양택진 기자 tkd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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