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태권도연맹(WTF)의 공식 입장이나 일정은 모두 무시한 채 스위스 타이밍(Swiss Timing)사가 독단적으로 2016년 리우올림픽 태권도 전자호구 업체를 선정하는 것과 관련해 WTF의 무능함과 무사안일주의가 도마 위에 올랐다.

WTF는 올해 1월 무주에서 장 마리 사무총장과 양진방 기술위원장, 필립 경기위원장, 샤키 심판위원장, 이재욱 경기부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가칭 기술평가위원회를 열어 2016년 리우올림픽 전자호구 선정기준을 현 공인업체인 KP&P와 대도사에 제시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WTF 기술평가위원회는 이 자리에서 올해 4개의 그랑프리대회와 함께 대도사는 난징 유스올림픽, KP&P는 인천 아시안게임을 치러 종합적으로 평가한 후 올해 12월 전자호구 올림픽 업체를 선정하기로 했다. 또한 2016년 리오올림픽에 전자헤드 기어 도입을 위한 일정을 제시하며 올 연말에 최종적으로 전자헤드기어 업체도 선정해 올림픽 전자호구 업체를 선정하기로 한 것이다.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이러한 WTF 공언과 일정과 전자호구의 기술적 불안감까지 모두 무시된 채 최근 스위스 타이밍사가 무선 환경에서의 통신과 호환성만을 평가해 2016년 리우올림픽 전자호구를 결정할 것이라고 알려져 문제가 되고 있다.

스위스 타이밍사는 지난 2008년 베이징올림픽과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시간과 점수를 포함하는 계측 장비에 관한 모든 담당을 국제올림픽위원회(IOC)로부터 인정받은 인정한 회사로 2016년 리우올림픽에서도 이 같은 역할을 맡게 되어 있다.

문제는 스위스 타이밍사가 WTF의 공식입장과는 상관없이 독단적으로 선정업체를 지정하는 것과 관련해 WTF가 마치 스위스 타이밍사의 하위 기관인 것처럼 비춰질 수 있다는 것이다.

WTF는 올림픽에서 전자호구 점수 표출에 대해 스위스 타이밍과 긴밀한 협조를 해야 한다.  따라서 이미 공인업체인 KP&P와 대도사를 스위스 타이밍에 추천했고, 스위스 타이밍은 공인업체 두 곳 중 한 업체를 선택해서 올림픽을 준비하게 되어있다.

그러나 스위스 타이밍은 태권도 경기에서의 기술적인 완성도나 WTF의 입장을 충분히 고려해 전자호구를 선정해야하는 책임과 역할은 뒤로한 채 오로지 스위스 타이밍과 호환이 얼마나 잘 이루어지는 것만을 검토해 올림픽 선정업체를 지정할 거라는 소문이다.

물론 스위스 타이밍의 입장에서는 이미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호흡을 맞춰 본 전자호구가 일하기 수월하고 편할 수도 있다. 또한 두 회사가 같은 유럽 안에 있다는 점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태권도 경기에서 전자호구는 단순히 점수만을 표출하는 계측 장비로 판단하기는 어렵다. 다양한 기술의 변화를 가져왔고, 앞으로도 발차기의 변화를 이끌 수 있는 기술 장비인 것이다.

만약 스위스 타이밍사가 2016년 리우올림픽에서 쓰이게 될 전자호구를 임의대로 결정하고, 그 결과를 WTF가 최종 공인업체로 승인한다면 WTF는 전자호구 선정에 대한 책임에 부담을 느껴 스스로 권한을 포기한 것으로 비춰질 것이 자명하다.

<심대석 기자>

심대석 기자  goodoo22@hanmail.net

<저작권자 © 태권도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심대석 기자
• goodoo22@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