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태권도연맹(WTF)은 5년 전부터 WTF가 주관하는 올림픽과 세계선수권대회 등 각종 국제대회에 등급과 포인트를 부여해 세계랭킹과 올림픽랭킹을 나누어 관리하고 있다.

또 지난해부터는 올림픽 체급을 대상으로 그랑프리시리즈를 신설해 세계랭킹을 기준으로 상위 32명의 선수들을 대상으로 대회를 열고, 매해 12월에는 그랑프리파이널대회를 열어 상위 랭킹 8명이 겨루는 최고의 대회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한국은 이대훈과 김태훈이 –63kg급, –54kg급 세계랭킹과 –68kg급과 -58kg급 올림픽랭킹에서도 당당히 큰 점수 차로 맨 꼭대기에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 세계 최고의 선수라는 것이다.

인천아시안게임을 앞둔 지난 8월, 김태훈(앞)과 이대훈의 태백분촌 훈련 장면.

이대훈과 김태훈은 지난 5월 중국 쑤저우 그랑프리대회는 물론 이달 초 인천 아시안게임에서도 상대선수들과 비교해 한수 위 기량을 선보이며 자신의 체급에서 1위를 차지, 내년 세계선수권대회는 물론 2016 리오올림픽 자동출전과 함께 금메달이 유력시되고 있다. 

심지어 아시안게임에서는 이란이나 중국 등 태권도 강국들도 이 두 선수의 출전 체급을 제외시키고 나머지 체급에 출전할 정도로 다른 나라에서도 두 선수는 특급 경계대상이다.

하지만 정작 한국 대표 팀에서는 세계랭킹 1위에 대한 대접은 고사하고 관리도 제대로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WTF가 세계랭킹을 매기는 것은 좋은 선수를 관리하며 우수한 선수들을 미디어에 자주 노출시켜 태권도를 홍보하기 위한 방안도 포함되어 있다.

그렇다면 당연히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선수는 상응하는 대책이 따라야한다. 형평성을 논하기 전에 합당한 대우를 해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만 종주국 태권도가 세계무대에서 우스운 꼴을 당하지 않는다.

지난 2일 이대훈 선수가 인천아시안게임서 보여준 압도적이면서도 화려한 공격력은 지루했던 태권도 경기를 브라운관 앞으로 끌어당기고 매료시키기에 충분했다고 평가받았다.

그러나 정작 대한태권도협회(KTA)는 이런 초일류 선수에 대한 집중관리 시스템이 없다. 고작 한다는 것이 8명이 뛰는 최종선발전에 뛰게 하는 것이다. 만약 이대훈이나 김태훈이 그날 컨디션 난조로 자칫 패하기라도 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설사 이 두 선수가 최종선발전에서 패해 내년 첼라빈스키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기더라도 2016년 리우올림픽을 대비해 대표 팀 차원의 관리 및 운영 방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내년 한국가스공사로 입단하는 이대훈의 경우는 최종선발전에서 패한다고 하더라도 가스공사 팀에서 그랑프리대회와 국제대회에 출전시켜 랭킹순위가 변하지는 않을 것으로 점쳐진다. 하지만 김태훈의 경우 대학생인 것을 감안한다면 그랑프리나 국제대회에 출전하는 것이 그리 녹녹치만은 않을 것이다.

이렇듯 일류 선수들에 대한 구제방안이 시급하다. 최종선발전이 치러지기 전에 내년 태릉선수촌 운영방안이 먼저 발표되어야 할 것이다. 당장 내년 세계선수권대회만을 위한 국가대표 팀 운영이 아닌 중장기적인 국가대표 팀 방안을 내놓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최종선발전 역시 2016년 리오올림픽에 맞춰진 대표 팀 운영방안을 고려한 선발전으로 치러져야 한다. 좋은 선수가 국제대회에 출전해 좋은 성적을 거둬야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기존의 우수선수를 집중 관리하는 것 역시 KTA가 할 일이다.

<심대석 기자>

심대석 기자  goodoo22@hanmail.net

<저작권자 © 태권도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심대석 기자
• goodoo22@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