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태권도협회(KTA) 김철오 전무이사 직무대행이 내년 신설되는 소년체전 여초부와 기존 남초부 체급 결정을 두고 경기력향상위원회 채택안과 상임이사회 의결을 뒤늦게, 그것도 연이어 변경해 중요 행정에 혼선을 빚고 있다.

경기력향상위원회 권한과 책임, 그리고 상임이사회 역할을 두고 KTA 안팎에서 문제를 지적하고 있어 KTA 의사결정 구조 개선이 시급한 가운데, 중요 정책 결정에 대한 KTA, 그리고 김 전무 대행의 사전 검토 및 조율 능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8일 열린 대한태권도협회 상임이사회 장면.

당시 경기력향상위원회는 초등연맹이 마련해 온 여초부 체급 설정과 남초부 체급 변경(안)을 검토한 후, ‘초등연맹이 원하는 (안)을 KTA 사무국서 위임받아 상임이사회 안건으로 올릴 것’을 결정했다.

그러나 KTA는 지난 8일 상임이사회에 여초부 체급결정과 관련해 경기력향상위원회서 초등연맹으로부터 보고 받은 (안)이 아닌 다른 체급을 안건으로 올렸다.

경기력향상위원회 채택(안)은 -35kg급, -41kg급, -48kg급, +48kg급이었으나, 상임이사회에는 -38kg급, -45kg급, -52kg급, +52kg급으로 올린 것이다.

상임이사들은 이날 회의서 KTA 사무국이 제출한 (안)이 초등연맹 보고 및 경기력향상위 채택(안)으로 알고 별다른 이견없이 의결했다.

그렇다면, 왜 여초부 체급을 바꿨을까?

이와 관련 초등연맹 노현래 전무이사는 “상임이사회 전 김철오 전무이사가 여초부의 경량급 체급 편중을 줄이고, 미래지향적 관점에서 체급을 상향 조정해 할 것을 제안해 이유가 있다고 생각해 협의 및 동의했다”고 밝혔다.

즉, 상임이사회 전 초등연맹과 협의해 경기력향상위원회 채택(안)을 변경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김 전무 대행은 상임이사회 의결 후 남초부 체급까지도 변경해 시도협회에 공문을 발송했다.

상임이사회서는 남초부 -31kg급부터 +55kg급까지를 내년도 소년체전 체급으로 의결했다. 이는 초등연맹 보고(안)과도 일치하고, 경기력향상위원회 채택(안)과도 같다.

문제는 상임이사회가 끝난 후 KTA는 각 시도에 공문을 보내는 과정에서 이를 -34kg급부터 4kg급씩 차이를 두고 +58kg급까지 8체급을 결정해 알린 것이다. KTA는 이와 관련 상임이사회 서면결의를 조치했다.

초등연맹이 현장 지도자들의 의견을 수렴해 보고안을 작성하고, 이를 경기력향상위원회서 검토해 채택하고, 최종적으로 상임이사회서 의결한 소년체급 체급 확정이 중간에 한번, 그리고 마지막에 한번 연이어 뒤집힌 것이다. 남초부 체급 변경의 이유와 과정은 여초부와 같다.

그러나 일선 초등부 지도자들은 자신들의 여론이 반영된 줄 알고 있다가 연이어 뒤집힌 결정에 반발하고 있고, 일부 시도협회서는 상임이사회서 결정된 남초부 체급까지 다시 변경된 것에 대해 의구심을 품고 있다.

올해 소년체전 초등부 결승전 경기 장면.

한국이 국제무대서 남녀중량급의 취약세가 뚜렷하기 때문에 초등부 꿈나무들부터 정책적으로 중량급 선택을 유도하고, 성장기 초등생들이 무리하게 감량을 하는 것을 막고, 또한 중등부 진학 이후 경량급 체급 적체를 해소할 수 있는 이유가 있다.

문제는 아직 직무대행 꼬리표를 떼지 못하고 있지만 중앙경기단체 실질적인 리더인 김 전무 대행, 그리고 KTA가 중요 정책 결정과 관련해 조석변개하고 있어 불필요한 의혹을 자초하고 있다는 점이다.

소년체전 여초부 신설, 그리고 남초부 체급 변경에 대해 이러저러한 고려사항이 가장 합리적인 수준에서 반영되려면 경기력향상위원회 전 기초단계서 KTA와 초등연맹 간 충분한 의견이 공유되었어야 하고, 백번 양보해 최소한 상임이사회 전에는 초등연맹과 공유된 (안)이 상정되었어야한다. 

지난 14일부터 강원도 고성서 열리고 있는 대학연맹회장기대회서는 지난 경기력향상위원회 채택(안)이 상임이사회 상정 시 내용이 바뀐 것, 상임이사회 의결도 다시 서면결의를 앞세워 바뀌는 것에 대해 ‘경기력향상위원회가 얼굴마담이냐’는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

국가대표선수단 선발 규정, 경기력향상위원회의 책임과 권한, 상임이사회 역할 등에 대해서는 별도로 심도있는 논의가 필요하겠지만 KTA, 그리고 김 전무 대행의 보다 숙려된 행정 수행이 필요하다.

<양택진 기자>

양택진 기자  tkd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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