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태권도연맹(WTF)과 국제태권도연맹(ITF)간의 기술통합 논의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적극적인 중재 노력에 의해 재개될 전망이다.

WTF와 ITF 양측 관계자들은 오는 24일 중국 북경 스위스호텔에서 태권도 기술통합 논의를 위한 회담을 개최할 예정이다.

WTF와 ITF는 지난해 6월 중국 북경에서 열린 제1차 예비회담에서 품새와 경기규칙 등의 기술적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태권도기술통합조정위원회 설치를 합의했고, 지난해 8월 제2차 예비회담에서는 부총재급으로하는 위원장 1명과 2~3명의 위원을 조정위원회 대표단으로 하는 구성범위를 결정해 기술통합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되는 듯 했다.

그러나 지난 2월 열린 회의에서 ITF측은 기술통합조정위원회가 아닌 총재를 공동의장으로 하는 기구통합조정위원회를 설치하고, 기술통합조정위는 기구통합조정위의 산하 분과로 설치하자고 주장했고, WTF측은 지금까지 회담을 통해 합의했던 기술통합조정위원회와 관련된 원칙적인 내용을 강조하며 합의내용을 이행해줄 것을 요구하며 이견을 좁히지 못한 채 회담을 마쳐 기술통합조정위는 사실상 결렬됐다는 관측이 나왔었다.

지난 9월 자크 로게 IOC 위원장과 조정원 WTF 총재, 장웅 ITF 총재가 스위스에서 다시 회동하게 됐고, 이 자리에서 로게 위원장은 양측의 회담이 재개돼야 한다며 중재에 나섰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후 장웅 ITF 총재는 지난달 IOC와 WTF에 회담 일정을 제안했고, 이를 WTF가 받아들임에 따라 지지부진하던 WTF와 ITF의 기술통합 논의는 약 9개월 만에 IOC의 중재노력에 의해 재개되게 됐다.

로게 위원장이 WTF와 ITF의 통합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이유는 스포츠 기구들의 화합을 도모한다는 차원과 통합이 이뤄질 경우 자신이 어려운 과제를 해결했다는 실적 쌓기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또 장웅 ITF 총재가 IOC 위원인 관계로 로게 위원장에게 통합 논의를 지속적으로 요청해 이를 수락하고 있다는 설도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이번 회담 역시 ITF측이 기술통합이 아닌 기구통합을 주장할 경우 별 소득없이 끝날 것이라는 회의적인 시각이 지배적이다. 태권도 통합과 관련해서는 대승적 차원에서 찬성 입장을 보이면서도 ITF가 분열돼 있는 상황에서 기구통합 논의는 시기상조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ITF가 기구통합을 억지로 주장할 경우에는 WTF가 이를 절대 수용해서는 안 될 뿐만 아니라 회담자체가 필요없다는 강경론도 비등하다.

이번 회담을 통해 ITF가 기술통합에 대해 전향적인 모습을 보이며 협상이 진전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홍철 기자  wtkd@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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