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유리(20세, 한체대 2년)가 지난 3월 말 청양에서 끝난 ‘제13회 세계대학태권도선수권대회 대표 선발대회’에서 용인대 곽예원을 물리치고 우승을 차지하며 여자대학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그의 꿈은 지난 ‘2013 발리 세계태권도품새선수권대회’에서 4연패 위업을 이루고 은퇴를 선언한 ‘태권 여제 강수지’의 뒤를 잇는 것이다.

세계품새선수권대회 ‘여자 –29세’ 부문은 품새 대회의 꽃이라고 표현될 정도로 태권도인들의 관심과 주목을 받는 부문. 그만큼 경쟁도 치열하다. 강수지는 지난 4년 간 이 부문에서 탁월한 실력을 자랑하며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최유리는 자신의 우상인 강수지와 지난해 ‘아시아선수권대회 대표 선발대회’ 16강전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대결을 벌였었다. 근소한 차이로 지기는 했지만 최유리는 "승패를 떠나 강수지 선수와 자웅을 겨룰 수 있게 되어 영광이었고 내 목표도 확실해졌다"고 말한다.

하지만 최유리에게는 아직 멀고도 험한 여정이 남아 있다. 그동안 강수지의 그늘에 가려 빛을 못 본 대학, 일반선수들이 즐비하기 때문이다. 조성예, 장정윤(이상 용인대), 김한별(경희대), 양한솔, 최효서(이상 한국체대)와 고교생 강소희, 대학 졸업생인 황초롱, 이슬비, 송미라 등이 호시탐탐 강수지가 비운 자리를 노리고 있다.

‘2014년 품새 국가대표 선발전’은 그래서 유례없는 치열한 접전이 예상된다.

만약 이 대표 선발전에서 수많은 경쟁자들을 제치고 최유리가 국가대표로 선발된다면 상당 기간 최유리의 독주 태세가 이어질 수도 있을 것이다. 

과연 최유리가 강수지가 비운 왕좌를 차지할 수 있을지. 아직은 의문이지만 최유리의 잠재력 또한 무한하다. 최유리는 고교(정발고) 시절 계명대총장기, 한국체대총장기, 우석대총장기대회 등 출전하는 대회마다 금메달을 휩쓸었다. 한국체대에 입학, 1학년이던 지난해 대한태권도협회장기, 여성연맹회장기, 우석대총장기대회에서 우승, 강수지의 뒤를 이을 큰 재목으로 사람들의 관심을 모았다.

세 살 때부터 태권도를 시작해 지금까지 국내대회에서 50개가 넘는 금메달을 획득했지만 유난히 국제대회와는 인연이 없었던 최유리. 이번에 세계대학선수권 출전 대표로 선발되며 더욱 자신감이 붙었다. “그동안 문제로 지적되어온 체력을 보강했다. 스피드와 유연성을 조금만 더 보완하면 누구와 겨뤄도 자신 있다. 아직은 부족할지 몰라도 거의 다 왔다고 생각한다”며 자신의 목표에 한걸음 더 다가섰음을 암시했다.

최유리는 품새 실력뿐 아니라 엔터테인먼트에도 남다른  끼를 드러내고 있다.

지난 2008년 ‘Arahon(아라혼)’이라는 예명으로 음반을 발매했었고,  2010년 Mnet 슈퍼스타발굴 프로젝트인 슈퍼스타K 시즌2에서도 134만 명의 참가자 가운데 특이하게 태권도 도복을 입고 태권도 시범과 함께 노래를 불러 100여명이 올라가는 지역 최종예선을 통과해 화제가 되었었다.

지난 6일 경기도 구리아트홀에서 막을 내린 한국형 창작 뮤지컬 ‘샤먼 아이’에도 조연으로 출연해 배우로서의 재능을 선보였다. ‘샤먼 아이’는 한국 전통의 샤머니즘과 태권도를 한바탕 풀어내는 뮤지컬이다.

최유리의 목표는 확실하다. "남은 3년의 대학생활을 태극마크와 함께 하고 싶다"고 욕심을 내는 그는 “국가대표가 되어 수지 언니처럼 태권 여제로, 독보적인 존재로 남고 싶다”고 말한다. 또 “어릴 적 꿈이 뮤지컬 배우였기에 태권도를 응용해 할 수 있는 뮤지컬 배우도 꼭 해보고 싶다”며 졸업 후 다가올 장래의 포부도 밝힌다.

“누구에게나 기회는 오지만 오는 기회를 잡을 수 있는지, 없을지는 그 사람의 노력 여하에 달려 있다. 올해가 나에게 온 기회라고 생각한다. 세계대학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하고 돌아와서 국가대표로 선발되고, 세계대회에서도 꼭 우승하도록 노력할 것이다”며 작은 주먹을 힘껏 쥐었다.

<심대석 기자>

심대석 기자  goodoo2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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