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훈, 차태문, 김유진, 김소희(왼쪽부터)

키 183cm의 핀급 선수. 머리하나 차이 나는 장신도 장점이지만, 무엇보다 영리한 플레이가 장점이다. 아래쪽을 본다고 상대가 느낀 순간 긴 다리가 머리를 향해 달려들고, 머리를 노린다고 생각하는 순가 몸통에 발이 꽂힌다. 화려한 위빙과 영리한 플레이로 기대에 부응하며 남자 최경량급을 제패했다. 우승 후 “한국 가서 이제 좀 쉬고 싶다”라며 소감을 밝혔다.

남자 -58kg급 차태문
“귀국해서 아버지 영전에 금메달을 보여드리겠다”

로봇 선수라는 꼬리표도 이제는 차태문에게는 과거의 일이다. 3년 전 무명의 선수에서 독특한 머리 공격과 끈덕진 경기 운영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차태문. 국가대표 1진 파트너에서 이제는 어엿한 메이저 국제대회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공교롭게도 자신의 생일인 7월 11일이 아버지의 첫 기일. 아버지의 영전에 금메달을 바칠 수 있어 더욱 기쁘다. 대표 팀 내에서는 여자로 불릴 만큼 조용하고 수줍은 성격의 차태문, 그러나 이제 그의 목표는 세계선수권대회 너머에 영점이 조준되고 있다. 

여자 -53kg급 김유진
“주목도, 기대도 받지 못했지만... 항상 우승 욕심 있었다.”

경희대학교가 10년 만에 세계선수권 우승자를 배출했다. 주인공은 여자 -53kg급 김유진. 쟁쟁한 선수들이 많은 체급인 만큼 큰 주목을 받지는 못했다.

그러나 결승전서 지난 경주세계선수권 우승자인 자니노비치 아나를 연장 접전 끝에 무찌르고 우승의 영광을 안았다. 멕시코 출국 이틀 전인 지난달 25일, 대도 전자호구 마지막 스파링 중 오른쪽 발목 부상으로 인해 정상적인 훈련을 소화할 수 없었던 김유진은 경기가 끝난 후 “체력훈련을 정상적으로 소화할 수 없어 심적 부담이 컸다. 그러나 모교의 명예를 드높일 수 있어서 무엇보다 기쁘다”라며 우승 소감을 전했다.

여자 -53kg급 김소희
“이번 대회 죽기 살기로 뛴다”

아시아선수권대회를 포함해 과거 3번의 국제대회에서 김소희는 항상 해외선수들의 익숙하지 않은 스텝과 저돌성에 가로막혀 무릎을 꿇어야만 했다. 자신의 경기를 이틀 앞두고 “이번 대회만큼은 상대선수들에 말리지 않고, 죽기 살기로 한번 뛰어보겠다”며 각오를 세웠다.

대회 전날 갑작스레 찾아온 몸살에도 불구하고 한국 대표 팀 중 가장 차분한 경기로 안정적인 경기운영을 선보이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양택진 기자>

양택진 기자  tkd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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