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진흥 및 태권도공원 조성 등에 관한 법률안(이하 태권도특별법)'에 대해 전면적인 재검토를 요구하고 나섰던 국기원이 이사회를 개최하고 태권도특별법을 계기로 특수법인으로 체제를 전환하기 위한 소위원회를 구성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13일 국기원 제2강의실에서 열린 국기원 2006년도 제2차 이사회 모습.

국기원은 지난 13일 제2강의실에서 엄운규 원장 주재로 17명 이사 전원과 법률고문, 감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2006년도 제2차 이사회를 열고 태권도특별법에 의거한 법인 변경건을 안건으로 상정해 이사들로 구성된 소위원회를 구성해 특수법인으로의 체제 전환을 모색하기로 했다.

이사회는 태권도특별법에 태권도계의 의견반영이 미흡한 만큼 소위원회를 통해 태권도계의 목소리를 전달하기로 했다.

또한 이사회에서는 이사회 결의가 필요한 만큼 조만간 임시이사회를 열어 소위원회의 분석을 토대로 특수법인에 대한 문제를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비영리단체인 재단법인에서 법적 보호와 통제를 국가로부터 직접 받게 되는 특수법인으로 체재변경을 추진함에 따라 현재 국회 문화관광위에 계류 중인 태권도특별법의 문제점에 대한 지적의 수위를 한층 높여 특별법의 수정·보완을 강력하게 요청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기원이 까다로운 국정감사를 받는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특수법인으로 체재변경을 모색하는 이면에는 태권도특별법으로 태권도진흥재단과 중복된 목적사업을 명확하게 구분지으려는 의도는 물론 세계태권도국기원 등 유사단체 준동으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점까지 해결하기 위한 고육지책도 들어있다.

이날 이사회에서는 태권도공원 조성 및 운영은 태권도진흥재단이 그 역할을 담당하게 하고 태권도 진흥을 위한 전반적인 사항은 국기원 및 기존의 태권도 단체가 수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법률안은 태권도진흥재단이 모든 기능과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명문화돼있다고 재차 지적됐다.

또 법률상 태권도진흥재단과 국기원이 동등한 위상을 갖춰야 하는데 국기원은 대통령 시행령으로 역할을 정하는 것으로 돼 있어 태권도진흥재단의 위상이 격상되고 국기원 위상은 격하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만약 국기원이 태권도특별법을 통해 특수법인이 되면 승(품)단 심사 등 목적사업을 법적으로 보호받게 되고, 국기원 유사명칭 사용이 불가함에 따라 법적 지위를 확보하게 된다.

또 주무관청이 서울시에서 문화관광부로 변경되며, 엄운규 원장이 겸직하고 있는 이사장직과 원장직의 취임은 문화관광부장관의 승인사항이 된다.

하지만 일부 이사들은 특수법인으로 체재를 변경할 경우 이사직 선임문제가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지적과 동시에 특수법인 문제를 꼼꼼히 다시 살펴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제기됐다.

국기원은 태권도특별법을 수정·보완한 내용을 가지고 국회 문광위원회 위원 25명에게 공문발송 및 개별방문, 국회문광위원회 소속 입법심사소위원회 위원 6명 개별 방문, 문화관광부 체육국장 및 스포츠여가산업팀장 면담, 문화관광부와의 법률안에 대한 협의 등을 통해 국기원의 요청이 받아들여지도록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엄운규 원장은 "문화관광부와 태권도진흥재단에 국기원의 입장을 충분히 전달했다"며 "태권도특별법에 태권도계의 의견을 반영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이사회에서는 김성태 이사의 병환으로 인한 이사직 사임, 이승완 이근우 이사의 선임, 안종웅 부원장의 임명, 다음달 1일부터 무주에서 개최되는 세계태권도한마당 2006 진행상황, 유사단체(세계태권도국기원) 관련 사안 등에 대한 보고와 함께 예산 전용사안도 부의안건으로 다뤄졌다. 또한 지난 6월 30일부로 임기 만료된 김종식 감사를 재선출 했다. 

김홍철 기자  wtkd@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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