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부터 6일까지 올림픽공원 제2체육관에서 열린 제1회 세계품새선수권대회. 이번 대회 운영에서 가장 관심을 모은 것은 단연 품새국제심판평가제였다.

제1회 세계품새선수권대회에서 채점을 실시하고 있는 품새국제심판들.

세계태권도연맹(WTF)이 이번 대회를 통해 처음으로 도입한 품새국제심판평가제는 대회에 참가한 국제심판들의 판정내용을 분석, 순위를 책정하고 이를 향후 심판선발작업에 활용하겠다는 제도다.

WTF는 품새국제심판평가제를 통해 우수 품새국제심판을 선정해 상장도 수여했고, 이번 평가제의 결과를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 보다 공정한 판정이 진행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WTF가 이번 대회에 적용한 판정방법은 7명의 심판이 정확성(5.0점)과 연출력(5.0점)에 대해 각각 채점한 후 두 차례 채점의 종합단계에서 각각 최상위, 최하위 점수를 제외한 5명의 심판 평점을 합산해 최종 평균점수(최대총점 10점)를 산출하는 방법이었다.

또 심판에 대한 평가를 위해 매 경기가 끝날 때마다 심판들의 채점표를 분석해 심판들의 종합순위를 정했다. 매 판정 때마다 최상위, 최하위의 점수를 낸 심판들은 객관적인 판정을 하지 못했다고 판단, 불리한 평점을 받았다.

WTF의 품새국제심판평가제 도입에 대해서는 대부분 긍정적인 의견을 피력하면서도 최고점, 최저점을 판정한 국제심판들을 잘못했다고 평가하는 기준 자체가 국제심판들을 공정하게 평가하는 잣대가 되지 못하고 오히려 문제를 야기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많다.

예를 들어 7명의 심판 중 5명의 심판이 8.5점(최대총점 10점)을 부여하고 한 심판이 8.6점, 또 다른 심판이 8.4점을 줬을 때 최고점, 최저점을 표출했다는 이유만으로 그 심판의 판정이 잘못됐다고 볼 수 있는지 의문이 든다.

물론 5명의 심판들과 비교해 최고점, 최저점으로 채점한 심판들의 점수가 현격하게 차이가 난다면 심판 자질문제로도 대두될 수 있겠지만 단순하게 최고점, 최저점을 평가기준으로 삼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대회에 참가한 품새국제심판들이 평가제를 의식, 최고점, 최저점을 주지 않기 위해 다른 심판들과 대회 주최 측의 눈치를 보는 상황이 연출될 가능성도 있다.

품새국제심판평가제를 보다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최고점, 최저점을 표출한 국제심판들을 문제삼기보다는 평균점수에서 어느 정도의 범위를 벗어났을 때 평점에 반영할 지 적절한 기준을 정할 필요가 있다.

또한 각 코트별로 소청위원들을 배치해 심판들이 담합하는 것을 방지하는 또 다른 감시시스템 도입도 고려해볼만하다.

품새국제심판평가제에 대한 내용을 품새국제심판 관련 교육 등을 통해 심판들에게 충분히 숙지시키는 한편 다양한 의견 수렴으로 평가제를 효율적으로 운영할 방안도 같이 모색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품새국제심판평가제가 국제심판들의 자질과 직접적인 연관성이 있는 만큼 국제심판을 양성하는 국제심판교육 프로그램을 개선하고 선발도 투명하고 공정하게 실시하는 일이다.

김홍철 기자  wtkd@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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