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사회 전반적인 발전을 통해 세계의 중심으로 부상하고 있다. 태권도 역시 마찬가지. 정확한 숫자를 파악하기 어려운 인적 자원를 갖고 있다는 이유만으로도 중국은 태권도의 수련인구를 기하급수적으로 증가시킬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러한 중국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태권도인은 누구일까? 중국 실정을 조금이라도 파악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자오 레이(45) 중국태권도협회 부회장 겸 전무이사를 첫손에 꼽을 것이다.

본지 창간 11주년을 맞이해 자오 레이 부회장을 만나 중국협회와 중국의 태권도 발전을 위한 견해를 들어보았다.

자오 레이 중국태권도협회 부회장 겸 전무이사.

- 중국이 태권도에 관심을 보인 것은 언제부터인가? 

"태권도가 1994년 파리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정식종목으로 승인된 이후부터다. 중국은 중앙정부(체육총국)에서 승인하지 않으면 어떤 스포츠종목이라도 발전할 수 없다.

중앙정부가 승인해야만 각 성(城), 시(市)에서도 인정받을 수 있다. 태권도의 경우 1994년 파리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올림픽 정식종목이 된 이후 이듬해인 1995년 체육총국이 정식 승인을 했고 이후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 태권도와 인연을 맺은 계기는? 

"1984년 중국 정부는 태권도를 비롯해 무에타이, 유도 등 무도(마샬아트)종목들을 육성하기 위한 전략종목위원회를 구성했는데, 대학을 막 졸업한 나는 위원들 중 막내로 참가하게 됐다. 당시를 회상하면 정말 힘들었다는 생각밖에 없다. 무도 종목들의 자료를 수집하느라 잠시라도 쉴 겨를이 없었다. 하지만 지금에 와서 돌이켜보면 그 때의 경험이 협회 업무를 수행하는데 도움이 됐고 태권도를 보다 많이 알 수 있는 계기가 됐다."

- 중국에서 태권도에 대한 인식은? 

"중국은 올림픽에서 태권도 종목으로 3개의 금메달을 획득했고, 대중적 인지도가 상승하고 있다. 앞으로도 태권도는 중국인들에게 사랑받는 스포츠 종목으로 인식될 것으로 확신한다."

- 전자호구특별위원회 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는데. 

"아! 전자호구 말인가? 개인적으로 전자호구에 대한 견해를 말하자면 전자호구는 태권도의 미래라고 말하고 싶다. 전자호구를 도입하면 태권도 겨루기 경기의 개념이 달라진다. 특히 심판판정으로 인한 시비가 태권도의 가장 큰 문제인 만큼 전자호구를 시급히 도입해 정착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 태권도의 발전을 위한 제언을 한다면. 

"심판에 관련된 제언을 하고 싶다. 풍부한 경험과 정확한 판정을 할 수 있는 심판을 선발, 경기에 참가시켜야 한다. 대륙별 안배만 고려하다보니 정작 실력있는 국제심판들이 선발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다수의 심판들에게 대회에 참가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 보다는 판정과정에서 문제 발생 소지를 최소화시키기 위해서라도 실력위주로 심판을 선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 심판과 관련한 또 다른 제언은. 

"그렇다. 국제심판들을 보호해줄 수 있는 장치마련이 시급하다. 중국의 경우 축구경기에서 볼 수 있는 경고시스템을 태권도 경기에 도입, 경기규칙과는 상관없이 경기도중 판정시비로 이어질 수 있는 행동들이 발견되면 심판은 즉시 옐로우 카드(경고)를 내보이고, 옐로우 카드 2번이면 레드 카드(퇴장)로 해당 관계자를 퇴장시키고 있다. 바로 심판의 권위를 인정하고 신변보호를 위한 시스템이다. 중국은 매우 엄격하게 심판들의 판정을 존중하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

- 협회 요직에 있으면서 또 직접 심판 일을 맡는 이유는? 

"좋은 질문이다. 내가 직접 국제심판으로 대회에 참가하는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는 내가 심판활동을 하는 것을 매우 즐겁게 생각한다는 것이다. 태권도를 사랑하는 만큼 다양한 국가에서 살고 있는 태권도인들과 교우하는 것도 좋고, 활기 넘치는 경기장에 있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다. 둘째는 중국대표팀에 기술적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다. 직접 경기를 가까이서 보니 자연스럽게 선수들의 기량과 특징, 경기스타일까지 알 수 있다."

- 내년에 있을 북경 세계선수권대회 준비는 원활한가? 

"지난 7월 베트남에서 열린 WTF 총회에서도 발표했지만 모든 준비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아마도 세계선수권대회가 열린 이래 최고의 대회가 될 것이라 장담한다. 철저한 대회 준비로 중국을 방문하게 될 세계의 태권도인들에게 좋은 인상을 확실히 각인시킬 계획이다. 이 기회를 통해 세계태권도인들에게 중국 방문을 환영한다는 인사를 전하고 싶다. 보다 많은 태권도인들이 중국을 방문해주기를 바란다."

김홍철 기자  wtkd@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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