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림대학교 강동성심병원 소아청소년과 양승 교수

비만과 관련하여 우스갯소리로, 가수 ‘비’의 매니저가 하는 일이 비만 관리고, 갇힌 엘리베이터에서 ‘비’만 빠져나온 경우를 비만 탈출이라고 하는 말이 생겼다. 그만큼 비만이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다 보니 웃자고 하는 얘기까지 나온 것 같다. 그러나 정작 비만한 경우 체중을 줄이고 줄인 체중을 유지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더구나 우리나라 같은 환경에서 청소년이 비만 관리를 하기란 어른의 경우보다 몇 배 더 어렵다고 보아야 한다.

비만 관리, 즉 체중 감량이란 체중을 줄여야 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 하는 것이 마땅하다. 정상체중이거나 저체중인, 특히 여자 청소년에서 마른 체중을 위하여 다이어트를 극심하게 하는 것은 건강에 더 위험하다. 비만 관리에 있어서 실제로 비만한 사람들은 어렵다거나 혹은 귀찮다는 이유로 시도할 생각을 하지도 않고, 비만하지 않은 사람들이 유행 따라 흥미 위주로 지나치게 반응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청소년 시기나 소아 때부터 체중이 많이 나가면 몸 안에 지나치게 축적된 체지방으로 인하여, 나이는 어리지만 건강 상태는 성인병이 진행되는 만성 질환의 상태로 빠지게 된다. 간 기능이 나빠지는 지방간, 혈액 안에 콜레스테롤 혹은 중성지방이 높아지는 고지혈증, 동맥경화를 유발하는 고혈압과 당뇨병 등이 생기게 된다. 여자 청소년의 경우 월경불순, 다낭성 난소증후군과 같은 내분비적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체중을 줄이면 합병증이 진행되지 않고 정상으로 회복될 수 있지만, 체중을 줄이지 않고 방치할 경우 점점 축적되는 체지방으로 건강이 더욱 악화될 수 있다.

청소년은 성장하는 단계에 있으므로 에너지 섭취를 제한하기보다 에너지 소비를 늘려야 한다. 때문에 성인보다 비만 관리가 더 어렵다. 또한 우리나라 청소년의 학업 여건상 별도의 운동을 한다는 것 자체가 외로운 투쟁이다. 체지방을 줄이기 위해서는 칼로리가 많은 고열량, 고지방 식품은 피해야 하는데 청소년들이 좋아하는 음식들이 대부분 여기에 속한다.

햄버거, 피자, 닭튀김, 라면 등의 패스트푸드 및 인스턴트식품은 피하고 케이크, 스낵, 아이스크림, 초콜릿과 같은 간식 등도 멀리하는 것이 좋다. 적당한 양의 백반 위주 식사를 규칙적으로, 골고루 섭취하도록 하고 간식으로 과일 혹은 우유 등을 알맞게 섭취하는 것이 좋다. 시간을 내서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면 바람직하겠지만 틈내기가 어렵다면 등·하교 길에 자전거를 이용해 보는 것도 좋겠다. 사실 청소년들은 하루 30분만 운동에 할애해도 충분하다.

맛있는 먹거리들이 주위에 풍성하고 먹을 기회들이 많이 늘어났다. 보릿고개는 이미 추억 속의 용어가 되었고, 덜 먹어야 하는 것이 만성질환의 근원인 비만의 중요한 치료 수단이 되었다.
모든 것이 자동화되고 스마트폰 하나만 있으면 움직이지 않아도 되는 환경에서 비만 관리는 더욱 어려워졌다. 체지방의 지나친 축적으로 청소년의 건강 상태가 빈곤에 빠지지 않게 하기 위해 가족, 학교, 사회 우리 모두가 관심을 갖고 건전한 식생활 및 생활화된 운동 등을 모색해야 할 때다

<한림대학교 강동성심병원 소아청소년과 양승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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