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런던 올림픽에서도 심판들의 경기운영 미숙은 여전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과 비교해 전혀 나아진 게 없다는 평가다. 물론 몸통득점은 전자호구가 잡아주었고, 얼굴공격은 영상판독을 통해 판정을 바로 잡았기 때문에 판정시비는 거의 없었다.

문제는 심판들의 미숙한 경기운영이 문제다. 선수들은 올림픽을 위해 4년 간 고통스러운 훈련을 참아왔다. 적어도 이들을 판정할 수 있는 심판이라면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된다.

지난해 경주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전 국제심판 교육 장면

특히 영상판독 이후의 심판들의 행동은 참으로 안타까웠다. 만약 선수가 금지행위에 대한 규정을 어기고 득점을 했을 경우 상대 선수의 세컨드가 영상판독신청카드를 활용한다. 판독을 통해 금지행위를 위반해 득점을 얻었다고 인정되면 카드는 다시 세컨드에게 돌려주고 그 선수에게는 경고 내지는 감점을 줘야함에도 불구하고 그냥 넘어가거나 눈치만 보는 심판들도 눈에 띄었다. 지구촌 최대 축제인 올림픽 심판이 맞나 싶을 정도였다.

이번 올림픽에서는 세계태권도연맹(WTF)이 입버릇처럼 말했던 금메달을 각 나라가 골고루 나눠가졌다. 의도했든 안 했든 WTF가 그토록 간절했던 바가 이뤄진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결과가 올림픽 잔류를 보장하지는 않는다.

교육이 전혀 안 된 심판들의 경기운영 미숙 또한 관중들과 시청자들을 짜증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될 경우 결국 희생양은 WTF가 아니라 태권도가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심판들의 우왕좌왕 하는 모습은 비단 어느 특정인에게만 비쳐진 아니다. 미국의 한 유력언론은 비디오판독 과정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나타났다. 그 언론은 "경기 중 점수를 얻었다고 생각할 때 혹은 상대의 공격이 성공하지 못했다고 여겨질 때 요청할 수 있는 비디오 판독제 과정이 복잡하다"고 보도했다.

한 마디로 비디오판독 절차가 복잡하고 지루해서 관중들과 시청자들이 짜증을 낸다는 것이다. 게다가 규정을 모르는 관중들과 시청자들은 왜 영상판독신청카드를 사용했는지 전혀 알지 못하고 있어 흥미를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정원 총재의 말대로 영상판독제는 심판들의 실수를 최소로 줄이고 잘못된 판정을 번복할 수 있게 해주고 있어 공정한 스포츠로 발돋움하는 계기를 마련한 것은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심판들의 매끄럽지 못한 진행으로 우왕좌왕하면서 시간을 끈다면 또 다른 승부조작의 오해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태권도가 올림픽에서 정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심판교육이 절실하다.

<김창완 기자>

김창완 기자  tkd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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