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원 WTF 총재는 바쁘다. 지난 4일부터 6일까지 서울에서 열린 제1회 세계품새선수권대회가 끝나자마자 태국에서 열린 제1회 월드컵단체대항대회에 참석했다. 그리고 곧바로 스위스 로잔으로 갔다.

이처럼 조 총재의 스케줄은 빡빡하다. WTF 수장(首長)이라는 권좌에 함몰되어 있기보다는 발품을 팔면서 열심히 총재직을 수행한다.

그러나 주위의 여론은 그의 열정에 비해 좋은 편이 아니다. 조직 장악력이 떨어진다느니, 각종 공약을 남발한다느니, 태권도계의 정서와 현실을 무시한다느니 이런 저런 비판을 받고 있다.

이런 비판 여론에 대해 조 총재의 한 측근은 "정말 세계 태권도 발전을 위해서 열심히 일하시는 분을 깎아 내리지 말라"고 토로했다. 주위에서 겉모습만 보고 조 총재를 비판하기에는 여러 가지 불합리한 것이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조 총재에 대해 "그동안 총재직을 올바르게 수행하기 위해 '비싼 수업료' 를 낸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며 "조 총재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는 그가 앞으로 해 내는 결과물을 보고 평가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견 일리가 있는 말이 아닐 수 없다.

기자의 시각으로는 조 총재의 고심거리는 크게 두 가지인 듯하다. 첫 번째는 자질과 능력을 갖춘 WTF 직원들이 거의 없다는 것이고, 두 번째는 자신이 구상한 비전을 펼치기에는 WTF 재정이 너무 열악하다는 것이다. 이 두 가지가 조 총재의 발걸음을 무겁게 한다고 하면 크게 틀린 것은 아닐 것이다.

앞으로 조 총재는 자신이 구상한 것을 하나 하나 실행할 것이다. 이를 위해선 자신과 소통이 잘 되는 유능한 직원을 곁에 둬야 하고 재원 확충을 해야 할 것이다. 재원을 확보해 재정 자립을 탄탄하게 구축해야 만이 저개발회원국을 지원해 태권도를 올림픽 전략종목으로 유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재원 확충은 태권도 올림픽 정식종목 유지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과연 조 총재가 어떤 수익사업으로 재원을 확보할 지 궁금하다. 태권도 경기 관련 제품과 용품을 개발해 지적소유권을 갖고 생산과 유통을 새롭게 정비해 수익사업을 하면 재원 확보에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세계 태권도 발전은 누가 뭐라고 해도 조 총재의 의지와 노력이 크게 작용할 것이다. 정확한 현실 인식과 실천 가능한 비전, 그리고 탁월한 리더십으로 세계 태권도계를 어떻게 발전시켜 나갈 지 궁금하다. 조 총재의 건승을 빈다.

서성원 기자  wtkd@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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