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에서 막을 내린 세계대학선수권대회 품새 남자개인전에서 드디어 이진호(용인대,24)가 홀로 시상대 맨 위에 올랐다.

포천세계대학태권도선수권대회 품새 남자개인전 금메달 이진호

이진호는 “고3때 자퇴를 만류하는 부모님을 설득하고, K-Tigers에서 선수로 뛰어들었다. 당시 부모님은 성적이 되는 대로 대학을 가라고 했지만, 어린 마음에도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다. 기다려주신 부모님께 감사한다”고 밝혔다. 결국 자퇴 5년 만에 정상에 선 것.

이진호는 10살 때부터 인천의 정무체육관에서 태권도를 수련했다. 원래 꿈은 체육교육과를 졸업한 후 태권도 관장이 되는 것. 고2때까지는 품새 대회 한번 나가보지 않았다. 그러던 중 고3이 되어 함께 운동하던 도장 동생들을 이끌고 품새 대회를 나가기 시작했다. 이진호는 “태권도학과로 진학하기 위해 품새 대회를 나갔다. 처음에는 나가면 무조건 1등할 줄 알았다. 그런데 막상 대회에 나가보니 실력차가 느껴졌다”고 말한다.

자존심 강한 이진호는 결국 자퇴를 결심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재수생 신분으로 일반부에 나가면 메달 따기도 쉽고, 대학진학도 가능했지만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은 것. 자퇴하던 날 K-Tigers에 입단시험을 보고, 바로 근처 고시원에서 먹고 자며 쉬지않고 품새 훈련에 매진했지만 복학 후 한참 동안 전국대회 8강에서만 머물렀다. 그러던 중 마지막 3개 대회에서 복식과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용인대에 진학했다.

용인대에 입학해서도 태극마크를 앞에 두고 고비마다 쓴잔을 마신 이진호는 한때 운동을 포기할까도 했지만 3학년에 들어서면서 다시 마음을 다잡았다. 좋아하던 술도 끊고, 가장 늦게 훈련장까지 남아 홀로 외로운 훈련에 매달린 것. “어느 날 이대훈이 겨루기 훈련하는 것을 보았다. 2시간 동안 쉬지 않고 파트너를 바꿔가며 훈련하는 것을 보고 자극을 받았다. 또한 곽택용 교수님이 항상 나에게 ‘나도 대학 4학년 때 태극마크를 달았다. 너도 할 수 있다’며 격려해 주신 것이 큰 힘이 되었다. 그리고, K-Tigers 안학선 단장님께도 감사드린다. 단원으로 활동하다 WTF 시범단원이 되었을 때에도 가장 큰 격려를 해주셨다”고 밝힌다.

이제 이진호의 새로운 목표는 올 12월에 콜롬비아에서 열리는 세계품새선수권대회. 그리고, 대학을 졸업한 후 코이카 봉사요원으로 해외에서 태권도를 전파하는 것. 지난해 세계태권도평화봉사재단 소속으로 이집트 단기 봉사를 다녀온 후 봉사에 대한 특별한 매력을 느꼈다.

이진호는 “우선 세계선수권대회 선발전에 집중할 계획이다. 대학시절 마지막 대회에서 후회를 남기지 않도록 결과를 떠나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또한 코이카 봉사요원 선발에도 반드시 합격해 더 큰 태권도인이 되는 계기를 삼겠다”라고 밝혔다.
<양택진 기자>

양택진 기자  tkd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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