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종별선수권대회 고등부경기에서 주심이 선언한 경기불능 승패선언에 대해 영상판독관이 영상판독 신청이 없는 상황에서 비디오를 보고 경기에 개입해 승패가 번복되는 일이 발생했다. 결국 경기불능 패자였던 선수가 반칙으로 인한 승자가 되고, 경기불능으로 인한 승자가 반칙으로 패자가 되었다. 대한태권도협회는 일단 주심의 판정미숙과 영상판독관의 개입에 대해 두 번의 실수를 인정한다고 밝혔다.

 

양진방 사무총장(왼쪽 뒷모습)과 윤웅석 의장(가운데), 박흥신 심판위원장(오른쪽)이 심판판정과 영상판독관 개입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2012 전국종별선수권대회 4일째. 남고고학년부 8강 경기에서 인천 계양고의 김윤섭과 천안천일고의 김용현이 맞붙었다. 3회전 김용현이 4대 3으로 앞서던 중 위협적인 오른발 뒤후리기를 시도했고, 공격 후 넘어진 김용현의 얼굴을 향해 김윤섭의 왼발이 날아들었다. 이에 주심은 계시를 선언했고, 주심과 부심의 합의로 김용현의 경기불능을 선언해 김윤섭이 승자가 되었다. 그런데, 이미 김윤섭이 코트를 빠져나간 상황에서 영상판독관이 비디오 영상을 보고 김윤섭의 반칙이 있었다며 심판 판정에 개입하면서 승자와 패자가 번복되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경기불능으로 패를 당한 측의 세컨이 영상판독을 신청할 수 없는 상황이었는데, 판독관이 자체적으로 판단해서 비디오를 보고 경기에 개입한 것이다.

이에 대한태권도협회 양진방 사무총장은 윤웅석 의장 등 기술전문위원회 임원들과 이에 대해 논의하며 “이미 두 번의 실수를 했다. 세 번 실수를 할 수는 없다”며 승패에 대한 입장을 정리했다.

기술전문위원회 윤웅석 의장 역시 “실수를 인정한다. 첫 번째 실수는 주심이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 것이 첫 번째 실수이다. 그러나 능력부족이라기 보다는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었다. 노련한 심판이라면 그렇게 하지 않았겠지만 어쨌든 그것이 첫 번째 실수이다. 두 번째는 어찌됐건 주심이 승패를 선언한 상황에서 감독관이 화면을 보고 반칙이라고 개입한 것이 두 번째 실수이다. 이 경우 영상판독 신청이 없었는데 미리 영상을 보고 개입한 것이 실수이다. 다만 주부심의 합의과정이 복잡하였고, 이 상황에서도 입을 꽉 닫고 있었어야 하는데..., 결국 두 번의 실수를 인정한다. 그러나 반칙패가 맞다”고 밝혔다.

승자와 패자가 뒤바뀌자 인천계양고 안욱현 코치는 “반칙을 인정한다. 당시 주심이 반칙패를 선언했다면 받아들일 수 있다. 그러나 이미 주심이 경기불능으로 인한 승리를 선언한 상황이었다. 그런데, 영상판독 신청도 없이 판독관이 경기에 개입해 승패가 번복되면서 우리 선수 역시 피해자가 되었다. 진학 등이 걸린 중요한 경기인데...”라며 쉽게 납득하지 못했다.

반칙승을 거둔 김용현은 인근 병원에서 CT촬영을 한 결과 머리에는 이상이 없지만 두 개의 치아가 흔들리고, 구토증세를 호소하는 등 준결승 경기를 진행할 수 없어 경기포기각서를 제출하고 준결승 경기를 포기했다.

<양택진 기자>

양택진 기자  tkd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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