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국 관장

학부모와 수련생들이 바라는 도장 관장의 덕성은 자상함과 부드러움. 현실적으로 많은 지도자들이 그런 모습을 보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런데 정작 태권도 실력은 부족한 관장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어 안타깝다. 실제로 상담과 경영만 담당하고 아예 도복도 입지 않는 지도자들도 허다한 것이 최근 태권도장 실태다. 

태권도장에서는 아이들에 대한 관심과 배려만큼 중요한 것이 바로 지도자의 올바른 인성과 태권도 실력이다. 제자들과 함께 땀 흘리고 호흡하면서 심신을 건강하게 만들어 주는 것이야말로 바로 올바른 태권도 교육일 것이다.

대구시 달서구 계명대정관장태권도장 정종국 관장은 그런 면에서 1등 모범 관장이다. 선수로 활약하며 전국체전 대구시 대표로도 수 차례 출전했던 정 관장. 겨루기 선수 출신이지만 품새 실력도 뛰어나다. 품새대회가 본격적으로 활성화된 2007년부터 전국대회는 물론 국제클럽오픈대회, 춘천오픈대회 등에서도 빠짐없이 메달을 획득했다. 태권도 인생을 살면서 지금까지 받은 메달은 다 열거할 수 없을 정도다.

“품새는 경쟁보다는 자기 수련 개념입니다. 겨루기보다 도장 수련에 더 적합하다고 생각했고, 먼저 저부터 실력을 쌓기 위해 훈련했습니다. 그러다보니 대회에도 출전하게 됐는데 아이들과 함께 출전하는 대회가 형언할 수 없는 큰 감동이었습니다.”

대회 출전이 쉬운 일은 아니다. 준비 기간부터 정신적 육체적 에너지 소모가 커서 대회가 끝나고 나면 한 주일간은 몸살을 앓을 정도. 그래도 대회를 치르고 나면 스스로도 새로운 것들을 깨우치게 되고, 무엇보다 이런 것들을 제자들에게 가르쳐 줄 생각에 마음까지 설렌단다.  

그는 경기를 준비하는 과정, 즉 자기와의 싸움을 겪으면서 수련생들의 실력과 인성이 향상된다고 믿는다. 또 도장에서 얻을 수 없는 중요한 것들을 실제 경기장에서는 많이 체득하게 된다고 생각한다. “대회에 함께 출전하면 선수들 간, 그리고 사제 간의 교감이 상당히 커집니다. 제가 경기할 때는 제자들이 든든한 후원자가 되어 주기도 합니다. 이런 과정에서 아이들의 인성이 함양되죠.”

이 도장에서는 태권도 외에도 여러 가지 돋보이는 교육이 함께 이뤄진다. 최근 학교에서도 실시되는 줄넘기 교육이 그 하나다. 이미 줄넘기 2급 지도자 자격을 취득한 정 관장은 김수열 음악줄넘기 프로그램으로 직접 교육해 수련생들의 실력도 보통이 아니다. 주말이면 수영, 축구 등의 체육과 여건에 따른 적절한 운동종목 지도에도 힘쓴다.

자주는 아니어도 주기적으로 수련생과 함께 외국여행도 한다. 참여도가 상당히 높은 것이 특이하다. 비용 등의 문제로 대부분의 도장에서 생각만 하고 실천하지 못하는 것이 해외 문화체험이다. 정 관장은 수련생들에게 개인 통장을 만들어 1년 정도 꾸준히 저축하도록 하고 그렇게 모인 돈으로 여행가는 방법을 선택했다. 물론 방학 기간 배편을 이용하는 등 비용을 줄이는 것은 정 관장의 몫이다. 학부모를 포함해 60여명이 함께 중국을 여행한 적도 있다니 놀랍다.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한시도 도복을 벗지 않는다는 정 관장의 꿈은 인성과 무도를 꾸준히 연마해 태권도의 참 정신을 계승하는 지도자가 되는 것. 주변에서 그를 지켜보는 이들은 이미 이뤄진 꿈을 지켜나가고 있는 것이라고도 말한다.
<신병주 기자>

신병주 기자  tkd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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