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졸업이 다가올수록 진로가 결정되지 않는 학생들은 초조해진다. 해가 갈수록 취업 문턱이 점점 더 높아지기 때문이다. 태권도 전공생들도 예외는 아니다. 태권도 전공 대학생들이 진출할 수 있는 분야는 그리 많지 않다. 도장 관장이나 팀 지도자의 비율이 가장 크고 학생들도 다수 그 분야로의 진출을 희망한다. 최근에는 해외 진출을 꿈꾸는 학생들도 많다. 지도자 자리가 포화상태인 국내에 머물기보다 아예 넓은 해외로 진출해보겠다는 생각이다. 젊은 태권도인들에게 더 많은 세계를 경험하면서 태권도를 해외에 전파하는 일은 분명히 큰 매력일 것이다.

양현석 교수

충남 아산의 선문대학교 경찰무도경호학부 태권도 전공생들은 어느 대학 졸업자들보다 해외 진출이 용이하다. 학교에서 정책적으로 지원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미국 코네티컷주(州)의 브리지포트대학과 자매결연이 되어 있다. 학생들은 4년 수업 중 언제라도 1년 동안 브리지포트에서 학점을 이수할 수 있다. 물론 현지에서 어학연수 과정을 거쳐야 한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브리지포트 어학원에서 6개월 정도 어학 과정을 거쳐 수업에 참여할 수 있게 된다.

또 선문대는 어학연수 비용을 따로 지원한다. 재학기간 중 1회에 한해 방학 동안 어학연수를 떠날 경우 학교에서 100만원을 지급한다. 지난 여름방학에는 두 달간 무도경호학부 양현석(42) 교수가 직접 제자들을 데리고 미국 아이오아(Iowa)주로 떠났었다. 4주간은 아이오아대학에서 어학연수를 받았고, 나머지 4주 동안은 캔자스, 댈러스, 텍사스 등으로 이동하며 태권도 시범 공연을 펼쳤다.

국내에서 가장 많은 외국 유학생을 보유하고 있는 대학도 바로 선문대다. 15% 이상이 외국 유학생으로 구성돼 있다. 어학원, 기숙사 등 학업을 지원하는 상당히 높은 수준의 시설들을 갖추고 있어 해마다 유학생이 늘어나는 추세다. 기숙사도 내외국인을 구분하지 않아 학생들이 일상생활에서 외국친구들과 함께 어울릴 수 있다. 이런 부분도 학생들의 해외 진출을 돕겠다는 학교 측의 배려 덕택이다.

이와 같은 제도와 지원 때문일까? 선문대 태권도 전공생들은 이미 상당수 외국으로 취업한 상태다. 양 교수는 “해외 진출을 목표로 하는 학생들은 대부분 자신의 뜻을 이뤄낸다. 4년 동안 어학을 비롯해 다방면으로 꾸준히 노력했기 때문에 해외 취업에 큰 문제가 없었다”고 말했다.

선문대 태권도전공생들이 오후 수업시간에 경호무술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해외 취업 이외에도 선문대는 진로를 찾기에 유리한 점이 많은 학교다. 경찰경호무도학부 내 태권도, 검도, 유도, 합기도 등으로 전공이 구분된 이 학부에서는 부전공이 필수다. 따라서 태권도 전공생들도 적어도 한 개의 타 무도를 부전공으으로 이수해야 졸업이 가능하다. 이런 제도가 학생들의 진로의 폭을 넓혀주는 구실을 한다. 두 개 이상의 무술을 대학에서 전공한 학생들은 그만큼 경찰, 경호 분야의 취업에서 가산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선문대는 태권도 특기생을 받고 있지 않지만 매년 대학태권도연맹 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올리고 있다. 고교시절 선수로 등록되지 않은 태권도 전공생들이 출전하는 남자4조, 여자3조에서 꾸준히 종합 입상을 놓치지 않고 있다. 대학에서 공부하는 동안 익힌 태권도의 기량이 얼마나 향상되고 있는지 보여주는 증거다.
<신병주 기자>

신병주 기자  tkd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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