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중국에서 국기원 단(품)증을 취득하려면 반드시 중국태권도협회(이하 중국협회)가 주관하는 승(품)단 심사를 거쳐야만 한다.

지난 5일 국기원에서 자오 레이 중국태권도협회 부회장 겸 전무이사(왼쪽)와 송상근 국기원 부원장이 심사제도 관련 협정을 체결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지난 5일 국기원에서는 자오 레이(Zhao Lei) 중국협회 부회장 겸 전무이사와 송상근 국기원 부원장 등 양측 관계자들이 심사제도와 관련된 역할 및 업무 분담을 주요 골자로 하는 협정을 체결했다.

국기원은 태권도 승(품)단 심사 추천권을 개인자격이 아닌 중국협회에만 위임하는 한편 심사권 위임에 따른 홍보기간이 필요하다고 판단, 7개월 뒤인 내년 4월부터 시행에 들어가기로 합의했다.

중국협회는 중국 내 태권도 유사단체의 단증발급과 각종 대회 등에 대한 법적 조치 등을 강화해 국기원의 권익을 보호할 것을 약속했으며, 협정서 체결 후 국기원 승단신청 수를 매년 1천명으로 보장하는 한편 승단신청 수를 확대하기 위해 중국협회가 실시하는 각종 대회에 국기원 단증 소지자에 한해서만 대회에 참가할 수 있도록 제한규정을 대회요강에 명시하기로 결정했다.

중국은 협정 체결 전까지 국기원 심사규정의 1군 국가(국가협회의 태권도 단체 장악력이 70% 이상인 국가)에 포함되지 않아 승(품)단을 개인자격으로 신청했었다.

따라서 이러한 허점을 이용해 단(품)증 브로커들이 성행했고, 유사단체들과 일부 몰지각한 한국인 태권도 지도자들이 불법적인 자체 단증을 발급하는 등 단(품)증에 대해 많은 혼란을 겪어왔고, 사회문제로까지 대두됐었다. 이번 협정 체결로 인해 유사단체들은 물론 단(품)증 브로커들도 설 자리를 잃게 됐다.

중국협회를 통해 발급되는 4단 이하 단(품)증은 국기원장과 중국협회 회장 공동명의로 발행하기로 했으며, 국기원은 중국협회의 요청에 따라 승(품)단 심사사업에 감독관 또는 심사위원을 비롯해 사범교육 및 보수교육에 필요한 강사를 파견하기로 했다.

중국협회는 국기원의 승(품)단 심사규정을 준수해 심사사업을 실시하고, 국기원으로부터 추천받아 한국인 사범을 기술위원회 임원, 심사위원, 기술고문 등의 직책에 임명하기로 했다.

또 중국협회는 회원등록에 있어 국기원에서 발급한 사범자격증을 인정하고 중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국인 사범들에 대해 회원등록의 특혜를 주고 권익을 보호하기로 결정했다.

국기원과 중국협회는 30일 이내에 중국 내 한국인 사범들을 대상으로 중국협회 회원등록 및 승(품)단 심사에 관한 세미나를 개최하고, 특별 승(품)단 심사를 실시하며, 중국 내에 국기원 중국사무소를 신설하거나 담당관을 임명할 수 있다는 내용도 협정 내용에 포함시켰으며, 국기원과 중국협회는 이를 위해 상호 행정적으로 협조하기로 했다.

현재 중국은 태권도만을 전문적으로 관리하는 '대중태권도관리부'를 중국체육총국(우리나라의 문화관광부) 산하 올림픽보장부에 신설하고 지난 6월부터 법으로 규정한 '대중태권도허가제'를 실시하고 있다.

따라서 중국에서 태권도장을 신설하려면 중국협회가 주관하는 사범교육을 이수해야만 가능하고 기존 태권도장을 운영하는 관장들도 사범교육을 받아야만 한다.

중국은 대중태권도허가제를 통해 각 성(省)과 시(市)협회 조직을 체계화하고 중국협회의 통제권한을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홍철 기자  wtkd@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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