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세계품새선수권대회 마지막 날인 지난 6일 장년2부 경기가 한창 진행되는 가운데 검은 피부의 낯익은 선수가 눈에 들어왔다. 쿨리바리(Minayaha Siaka Coulibaly · 57세) 세계태권도연맹(WTF) 집행위원이었다.

 지난해 4월 WTF 집행위원에 선출된 쿨리바리 집행위원은 현재 아프리카태권도연맹(AFTU) 부회장과 코트디부아르태권도협회 회장을 맡고 있어 아프리카태권도계를 대표하는 저명인사. 현재 국기원 7단이며, 1987년 한국에서 열렸던 제7회 세계선수권대회에도 선수로 참가했던 정통 태권도인이다.

 경기를 마치고 대기실로 돌아온 쿨리바리 집행위원을 만나 세계품새대회에 참가한 배경과 품새대회에 대한 견해를 들어보았다.

쿨리바리 집행위원.

- 첫 세계품새선수권대회에 출전한 소감은? 
“처음으로 열린 세계품새선수권대회는 태권도에 아주 커다란 의미가 있다. 겨루기 대회와는 달리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대회에 참가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품새대회에 의미를 부여하기에 충분하다. 나 역시 마찬가지다. 세계품새선수권대회에 직접 참가해보니 너무 기쁘다. 앞으로도 생애를 다하는 날까지 태권도 수련에 더욱더 노력할 생각이다.”

- 직책에 따르는 권위를 생각하면 선수로 직접 대회에 참가하는 게 쉽지 않을 것 같은데. 
“절대 그렇지 않다. 나의 직책과 대회 참가는 무관하다. 오히려 태권도 기구의 고위 인사들이 직접 태권도를 수련한다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이번 대회에 제자들과 아프리카인들에게 깊은 인상을 주기 위해 참가를 결심했다. 태권도인들 대부분이 40세 쯤 되면 태권도를 그만 두는 경우가 많은데 매우 잘못된 일이다. 겨루기는 몰라도 품새만큼은 아무리 나이를 먹어도 할 수 있다. 나 역시 후진들에게 용기를 북돋아주고 표본이 되기 위해 참가했다.”

- 아프리카는 품새 발전이 미진한 것으로 알고 있다. 
“품새가 발전하려면 통일된 동작을 교육시켜야 하며, 대회에도 많이 참가해야한다. 하지만 아프리카에서는 한꺼번에 모이기에 국가 간의 거리가 너무 멀고 재정적으로도 어려운 국가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힘든 것이 사실이다. 개인적으로는 아프리카 전체를 구역화해서 WTF나 국기원이 아프리카 품새 발전을 위해 정기적으로 교육을 많이 시켜주기를 바란다.”

- 품새선수권대회가 더욱 발전하기 위한 제언을 한다면. 
“우선, WTF가 제작한 품새 DVD와 국기원에서 발간한 태권도교본의 동작규정이 서로 달라 혼선을 빚고 있다. 한국에서야 정보교류가 쉽겠지만 해외에서는 그렇지 못하다. 또 심판 판정에 문제가 있다. 판정에 대해 선수들은 물론 관중들까지도 수긍이 가야 하지만 현재의 심판들의 판정은 그렇지 못한 것 같다. 앞으로 판정의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양질의 심판이 양성될 수 있도록 심판교육에 심혈을 기울여야한다고 생각한다.”

- 품새의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아까도 언급했지만 남녀노소, 장소를 불문하고 수련할 수 있고, 건강에도 가장 좋을 뿐만 아니라 각종 대회에 나이가 들어서도 참가할 수 있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품새의 매력이라 생각한다. 앞으로도 품새와 같이 태권도가 지닌 다양한 요소들이 대중들에게 널리 인식됐으면 좋겠다.”

김홍철 기자  wtkd@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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